'밤에 차선 안 보여' 부실시공으로 운전자 안전 위협한 업자들

'밤에 차선 안 보여' 부실시공으로 운전자 안전 위협한 업자들

수수료 30~40% 받고 불법 하청…관리감독 소홀 공무원도 입건

부실 시공 때문에 부서진 차선 도색. (사진=전북지방경찰청)

 

지자체로부터 차선도색 공사를 입찰받아 불법 하청을 주거나 자재를 빼돌려 부실 공사를 한 업자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는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A(36)씨 등 차선 도색업체 관계자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남원 시내 차선 도색 공사를 맡아 불법 하청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1개의 전문공사로 이뤄진 이른바 '단종공사'의 경우 시공사가 하청을 줄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직접 시공할 능력이 없는데도 차선 도색 공사를 따냈고, 시공 능력이 있는 업체에 30~40%가량 수수료를 받고 하청을 줬다.

이들은 17억 원 상당의 공사 21건을 따내 수수료 명목으로 총 5억 7천만 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부실 시공 때문에 도색이 벗겨진 차선. (사진=전북지방경찰청 제공)

 

하청업체들의 시공은 대체로 부실했다. 정상적인 차선 도색 두께는 1.5~1.8㎜인데 반해 하청업체들이 시공한 도로 구간의 차선 도색 두께는 1㎜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자의 차선 식별을 돕는 차선 휘도(밝기) 역시 기준치 이하였다. 도색 두께가 얇다 보니 심야나 악천후 때 차선 빛 반사 역할을 하는 유리알이 얼마 견디지 못하고 사방으로 흩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관련 공사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로 남원시 소속 공무원 B(41)씨도 불구속 입건됐다.

B씨는 이들 업체가 맡은 공사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공사가 제대로 이뤄진 것처럼 관련 서류를 꾸몄다.

경찰 관계자는 "차선 도색 부실 공사는 운전자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라며 "남원뿐만 아니라 도내 다른 도로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전북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