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펜션에서 솔로 탈출? 전라북도 '미혼남녀 프로젝트' 논란

공무원들 펜션에서 솔로 탈출? 전라북도 '미혼남녀 프로젝트' 논란

전북도 주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주최
각 시·군에 미혼 남녀 각 1명씩 추천 협조 공문
4월 19~20일 부안 펜션 1박 2일 '만남의 기회'
여성단체 "세금으로 출산율 높이려는 것" 성명
도 "일반인 대상도 계획…비난여론에 사업 중단"

 

'각 시·군에서는 미혼남녀 2명 이상 추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전라북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1박 2일짜리 '미혼남녀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체가 미혼 공무원을 대상으로 공개적인 만남의 장을 준비한 것인데, 여성단체는 "세금으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부끄러운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은 지난 14일 전북도가 각 시군에 1981년에서 1991년까지의 솔로 미혼남녀 공무원 2명 이상 추천을 협조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시작됐다.

전북도에 따르면 '솔로 공무원'은 오는 4월 19일부터 20일까지 전북 부안군 변산면의 한 펜션에서 1박 2일간 진행되는 '미혼남녀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대상은 도내 공무원 및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미혼 남녀이며, 1981년에서 1991년생까지로 연령 제한이 있다.

협조 공문에는 참가신청서를 비롯해 혼인관계증명서와 개인정보제공동의서, 건강보험료납부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주최하고 전북도가 주관하는 이번 프로젝트에는 공무원이 대상이지만, 두 번째 프로젝트에선 도민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여성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있다.

사단법인 전북여성단체연합 등 도내 10개 여성 단체는 21일 성명을 내고 "미혼남녀 만남 프로젝트의 정체는 무엇인지 솔로인 미혼남녀가 모여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도민의 세금으로 안정된 직장을 가진 미혼 공무원들의 만남까지 주선하며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 청년들은 경제적 독립과 자아실현의 꿈도 요원할 만큼 삶이 팍팍하다고 느끼며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며 "안정된 미래가 보이지 않는 삶 속에 젊은 여성은 결혼을 미루고 출산을 꺼리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국가 위기의 맥락에서 저출생을 '문제'로만 간주하는 프레임에 대한 대대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며 "미혼남녀 만남 프로젝트 사업을 폐기하고, 전라북도의 저출생 관련 사업을 성인지적 관점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전북도 여성청소년과 관계자는 "사업의 목적은 도내 공무원과 공공기관 재직 중인 솔로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만남의 기회를 갖기 위한 것"이라며 "도민 제안으로 시작됐지만, 여성단체의 반발로 내부 논의끝에 중단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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