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1인당 의료비 318만원 전국 최고

전북 1인당 의료비 318만원 전국 최고

세종 138만원과 2배 이상 차이...인구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증가 원인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 대담 : 신정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전국 평균 235만원...전북도민 연간 1인당 의료비 83만원 더 써
- 전북 65세이상 노인 인구 비율 18.1%..전남 이어 두번째
- 타지역 비해 입원 치료 많고 요양병원 이용 많아
- 서울, 수도권 병원 쏠림 현상도 의료비 상승 연결

 

여러분은 의료비로 연간 얼마쯤 지출하십니까. 이번에 지역별 의료비를 산정한 결과가 나왔는데요. 전라북도의 1인당 의료비는 318만 원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138만 원 정도 쓴 세종과 비교해서 2배 넘게 차이가 나는 셈인데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정우 연구위원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짚어보죠. 연구위원님, 안녕하세요.

◆ 신정우> 네, 안녕하세요.

◇ 박민> 전라북도 1인당 의료비가 318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던데 이게 연간 따져서 그렇다는 거죠?

◆ 신정우> 네, 맞습니다. 연간 의료비입니다. 다만, 오늘 말씀을 나누기 전에 정부에서 발표하는 다른 통계와의 차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서 여기에서 1인당 의료비가 포괄하는 범위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의료비를 살펴보면요. 개인이 치료 서비스를 받는데 지출한 비용뿐만 아니라 정부가 예방 활동을 하는데 지출 비용, 행정 비용까지 모두 포함한 겁니다.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산재보험, 자동차보험, 민영보험 등 보험자가 지불하는 금액뿐만 아니라 가계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단계에서 직접 내는 비용까지를 포함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흔히 인용되는 건강보험통계라는 것과 차이가 있습니다.

◇ 박민> 과거에는 치료 서비스만 통계에 잡혔는데 새롭게 예방이나 행정비용이 추가됐다는 의미인가요?

◆ 신정우> 네, 그렇습니다.

◇ 박민> 항목별로 나눠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 신정우> 세세하게 수치를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요. 전북의 의료비 자료를 여러 측면에서 들여다봤을 때 전북은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지출한 비용이 많습니다. 다시 말해 중증 이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으신 분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전북 지역은 장기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지출한 비용이 가장 높습니다. 2016년을 기준으로 전체 의료비의 약 24.2퍼센트가 입원장기요양케어를 받는데 지출됐습니다. 참고로 전국 평균이 14.9퍼센트고요. 전체적으로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비교적 간단한 치료를 받기보다는 상위 기관에서 수술과 처치, 검사 등을 받았을 거로 생각합니다.

◇ 박민> 근데 1인당 의료비 지출을 따져보면 전북이 가장 높다면서요. 세종이 138만 원인 점과 비교해서 2배 이상 높은 듯해요. 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이유는 뭔가요?

◆ 신정우> 2016년을 기준으로 전국 평균은 235만 원 정도입니다. 전북이 318만 원으로 가장 높고, 세종이 138만 원으로 가장 낮습니다. 의료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요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의료비 지출이 차이를 보이는 요인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많은 연구들이 인구요인을 주요한 변수 중에 하나로 보고 있는데, 전북의 경우에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율이 18.1퍼센트로 전남 20.9퍼센트에 이어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료비 지출이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높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 박민> 고령화 이외에 또 다른 요인은 없을까요?

◆ 신정우> 경제적인 요인이나 자원 같은 요인이 있을 텐데요.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역에 사는 분들의 소비 능력이 있을 거고요. 병원이나 의원에 대한 접근성도 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박민> 지역 병원의 서비스나 접근성에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요?

◆ 신정우> 자원의 쏠림 현상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 병원 등으로 이동해서 의료비를 지출하는 모습도 눈에 띕니다. 지역의 병원을 찾기보다는 서울로 가서 진료를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 박민> 전북도민이 쓴 의료비가 전북병원들이 번 수익보다 많다면서요?

◆ 신정우> 현재 데이터 상으로 그렇게 나타납니다. 기본적으로 3~4천억 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 박민> 서울에 비해서 아무래도 지역의 의료 서비스가 떨어질 수는 있겠죠. 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들. 전북과 다른 지역을 비교해보는 점도 의미가 있을 거 같습니다. 다른 지역들도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납니까?

◆ 신정우> 전반적으로 그렇습니다.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 지역 거주민들이 쓰는 의료비가 지역 병원의 수익보다 많습니다. 다시 말해 전북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서울이나 경기도 권 병원으로 진료를 가지 않았을까 추정하고 있습니다.

◇ 박민> 전라북도 의료 인프라가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까?

◆ 신정우> 그런 판단은 조심스럽습니다. 다른 데이터들을 함께 비교해봐야 하고요. 서울과 경기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들의 의료 인프라들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박민> 그동안 국가 단위의 의료비 지출 통계는 있었지만, 종합적인 지역별 의료비 지출 규모를 산정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조사 결과가 의미하는 바도 있을 듯해요?

◆ 신정우> 정부나 보험자가 부담한 비용뿐만 아니라, 가계가 직접 지불하는 비용까지 포함한 조사이기 때문에요. 지역 주민의 부담 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종류의 서비스가 어떤 의료기관에서 제공되는지를 살펴보고 지역 주민이 필요로 하는 수요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넓힐 수 있었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정부가 이런 자료들을 근거로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구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박민> 어느 지역에 어떤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지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정책을 구상해야 하는지 참고할 수 있다는 건데요. 끝으로 전라북도 의료정책에 조언 한마디 해주시겠어요?

◆ 신정우> 반드시 그 지역에 물적, 인적 자원이 많다고 해서 좋은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거나 주민이 만족할만한 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자원이 너무 없으면 주민이 교통의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을 찾아 헤매셔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적정 수준의 자원을 마련해야 하는데요. 과연 적정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는 고민해봐야 합니다. 과연 누구에게 그 판단을 맡길 것이냐. 당연히 정부가, 그리고 전문가가 판단을 하게 되겠지만, 그에 앞서 주민에게 적정 수준을 확인하는 건 어떤지 제안하고 싶습니다. 제가 수행하는 다른 조사에서 살펴봤을 때 전북에 거주하고 계신 분들은 다른 지역 분들과 비교해서 의료제도에 대해서 상당히 만족하고 계시고요. 또 신뢰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혹시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국민께서 요구하는 사항은 없는지 구체적인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미력하지만 국책기관에서 근무하는 저희들이 정부와 함께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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