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윤웅걸 전주지검장, 정호승 시 '부드러운 칼' 언급(종합)

'사의 표명' 윤웅걸 전주지검장, 정호승 시 '부드러운 칼' 언급(종합)

검찰 내부 통신망 '검찰에 떠나며' 소회
검찰 '칼' 비유…"인간 애정 잃지 않길"

윤웅걸 전주지검장. (자료사진)

 

사의를 표명한 윤웅걸(53·사법연수원 21기) 전주지검장이 검찰 내부망에 '검찰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인사말과 함께 정호승 시(詩) '부드러운 칼'을 소개했다.

최근 SNS 등을 통해 검찰개혁안을 강도 높게 비판한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윤 지검장이 '칼'을 버리러 강가에 간다는 글을 인용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사의를 표명한 윤 지검장은 17일 검출 검찰 내부 통신망인 이프로스에 '검찰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사직 인사말을 올렸다.

윤 지검장은 "앞서갔던 선배들처럼 저 또한 검찰을 떠날 차례가 되었다"며 "지금까지 제가 검사로 살아오는 동안 많은 도움을 주신 검찰가족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을 '칼'에 비유했다. 갈등의 심화가 아닌, 국가와 사회를 살리는 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지검장은 "검찰권은 문제 부분만 정밀하게 도려내는 방식으로 사회의 병리 현상을 치료하는데 행사되어야 할 것"이라며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드러운 칼을 먹고 물고기가 산란하듯, 추상과 같은 칼의 속성은 간직하면서도 인간에 대한 애정은 잃지 않음으로써 부디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호승의 시 '부드러운 칼'을 소개했다. '칼을 버리러 강가에 간다/어제는 칼을 갈기 위해 강가로 갔으나/오늘은 칼을 버리기 위해 강가로 간다/강물은 아직 깊고 푸르다…'

전남 해남 출신인 윤 지검장은 영등포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의 연수원 2년 선배다.

사법고시(31회)에 합격해 창원지방검찰청 검사를 시작으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제주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식은 오는 24일 전주지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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