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점령한 日단풍.."국립공원 왜색 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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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점령한 日단풍.."국립공원 왜색 건재"

뱀사골 계곡 등 붉은 日단풍 식재
지리산 초입에 '단풍예찬비' 건립
2016년 백두대간 정령치 식재도
"옛 의병 벚꽃 짜르며 항쟁키도"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 뱀사골 계곡 주변에 일본종인 노무라 단풍이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 뱀사골 계곡 주변에 일본종인 노무라 단풍이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이 붉은 단풍으로 물들어 있다. 봄에 돋은 붉은 싹은 늦가을까지 변하지 않는다. 일본품종인 노무라(野村の楓) 단풍이다. 홍단풍(紅丹楓)이라고도 불린다. 가을이 아니어도 붉은색을 띤 단풍은 등산객에게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렇게 수십 년간 민족의 명산을 꿰차면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붉게 물든 노무라 단풍이 뱀사골 계곡 주변을 점령했다. 구 매표소 인근 갓길에서 본 단풍 나뭇잎 색이 붉다. 계곡을 낀 200~300m에 2열로 길게 늘어선 단풍들이 비슷하다.

이창수 지리산 둘레길 숲 해설가는 "한여름에 붉은 단풍은 모두 노무라 단풍으로 봐야 한다"며 "정작 관광객들은 자생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지리산 국립공원 내 야영장에 식재된 노무라 단풍. (사진= 남승현 기자)

지리산 국립공원 내 야영장에 식재된 노무라 단풍. (사진= 남승현 기자)


붉은 노무라 단풍은 일본 단풍을 개량한 것이다. 노무라 단풍은 일본에서 육종한 나무로 낙엽이 지기 전까지 붉은색의 잎을 가진다. 입지 조건이나 개체에 따라 녹색이나 녹자색으로 나타난다.

지리산에 식재된 푸른 단풍도 일본 단풍일 가능성이 높다.

이 해설가는 "외관상 우리 단풍과 일본 단풍의 차이는 구별하기 쉽지 않다"면서 "유전자 검사를 해봐야겠지만 노무라 단풍과 함께 식재된 단풍나무들도 일본 단풍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리산에는 노태우 정부 시절 대대적인 단풍나무 식수 사업이 추진됐다.

근거는 지리산 단풍예찬비에 나온다. 단풍예찬비에 따르면 지난 1988년부터 1992년까지 지리산에 심은 단풍나무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 전국에서 7천만 원의 성금과 헌수가 모여 대량의 단풍나무를 심었다. 이후 남원시의 지원으로 보식과 함께 지리산 단풍예찬비가 건립됐다.

지리산 구룡폭포 계곡 인근에 설치된 지리산단풍예찬비와 노무라 단풍. (사진= 남승현 기자)

지리산 구룡폭포 계곡 인근에 설치된 지리산단풍예찬비와 노무라 단풍. (사진= 남승현 기자)


지리산 구룡폭포 인근 마을 초입에 설치된 지리산 단풍예찬비는 노무라 단풍나무와 어깨를 맞대고 있다.

이 해설가는 "과거에는 국산 단풍나무가 적었을 텐데 녹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대량으로 일본 단풍이 심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단풍을 예찬한다는 기념비가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근래 식재된 노무라 단풍도 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야영장이나 굽이굽이 이어지는 가로수마다 노무라 단풍이 식재됐다.

지난 2016년 말 조성된 지리산 정령치 내 백두대간 마루금 생태축 복원지에도 노무라 단풍이 있다.

나무는 죄가 없다. 일본은 해양성이지만 우리나라는 대륙과 해양성이 겹치기 때문에 일본 단풍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다.

이 해설가는 "일본 단풍은 우리나라의 균, 벌레, 기온, 흙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곳에 노무라 단풍을 식재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나무를 잘 관리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령치에 식재된 일본 단풍은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지리산 정령치에 식재된 노무라 단풍.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지리산 정령치에 식재된 노무라 단풍.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남승현 기자)


지리산에 식재된 일본 단풍은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고 이창수 숲 해설가는 설명했다.

이 해설가는 "과거 일본은 우리나라 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벚꽃을 심었고 우리 의병은 목숨을 걸고 베어내며 맞섰다"며 "무분별히 심은 일본 단풍은 민족의 자존심이 걸린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단풍은 발화율이 높아 계곡 속에서 빨갛게 싹트고 있다"며 "일본 단풍을 비롯해 후계목에 대한 처리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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