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섬유 강국' 그리는 전북-효성의 꿈, 본궤도 올랐다

'탄소섬유 강국' 그리는 전북-효성의 꿈, 본궤도 올랐다

10년간 총 1조 4436억원 투입…"세계 TOP3 될 것"
생산 유발효과 약 2조원, 신규 고용창출 2300여명
최종 목표는 국가 전략산업 소재 국산화
시장 잠재력은 충분, 남은 건 '국가 컨트롤 타워'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와 철의 무게를 비교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오른쪽)와 효성 조현준 회장(왼쪽). (사진=연합뉴스)

 

전라북도와 효성그룹이 손을 잡고 '미래 산업의 쌀'로 불리는 탄소섬유 산업을 국가대표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한국 탄소산업의 수도를 자처하는 전라북도에 총 1조 4436억원을 투입해 10년 안에 세계 시장의 10%를 석권하기로 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소산업 3대 목표와 9개 과제를 제시하고 전라북도를 탄소산업의 성지로 키울 뜻을 밝혔다.

전라북도는 지난해 기준 3400여t 규모인 국내 수요를 10년 내로 6배까지 늘려 전날 효성이 발표한 '10년간 탄소섬유 생산 12배 증산' 목표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는 약 2조원, 신규 고용 창출은 2300여명으로 짐작된다.

이와 함께 현재 70%대에 머물고 있는 탄소섬유와 탄소소재 기술력을 선진국의 90%대 이상으로 끌어올려 초고강도(T-1000급)와 우주환경용 탄소섬유(T-2000급) 개발에 나선다.

이러한 양적·질적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한국탄소산업진흥원으로 대표되는 국가 탄소소재산업 컨트롤 타워를 전북에 유치, 소재 국산화라는 최종 목표를 달성한다는 게 전라북도의 큰 그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오후 전북 전주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탄소섬유를 사용해 3D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차에 탑승해 효성 조현준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라북도와 효성은 지난 2006년 미래 주력산업으로 탄소산업을 선정한 지 약 7년만인 2013년 5월 국내 최초로 중성능 탄소섬유의 제품개발과 양산화, 판매에 성공했다. T-700급 탄소섬유 '탄섬(TANSOME)'이다.

그러나 국내 탄소섬유 산업의 자체 경쟁력은 아직 열악하다. 2019년 현재 국내 탄소섬유 시장은 글로벌 시장의 약 4% 규모에 불과하다. 세계 탄소섬유 시장의 60%를 도레이 사(社) 등 일본 기업 3곳이 나눠가진 상황이다.

앞서 일부 국내 기업들이 탄소섬유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판로 개척 등 시장 진입에 실패하면서 사업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탄소섬유 산업에 기대를 거는 건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지경제연구소의 '2018 탄소섬유복합재료 관련기술 및 용도시장전망' 자료에 따르면, 세계 탄소섬유 시장은 2016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15년간 판매량 기준 약 383%, 금액 기준 약 211%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에서도 수소탱크와 CNG 고압용기에 쓰이는 탄소섬유 시장은 같은 기간 판매량 기준 937%, 금액 기준 691% 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창기 일본 등 선진업체들이 기술 제휴를 약속하며 사업 파트너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효성은 탄소섬유 생산기술이 국가 간 이동이 통제되는 이른바 국가전략산업인 점을 중요시했고 마침내 미래 탄소섬유 산업 시장을 독자 공략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최근 들어 탄소섬유 수요 트렌드가 기존 우주 항공 분야 중심에서 자동차 분야 중심으로 변해가는 만큼 자동차 강국인 우리나라 자국 기업의 탄소섬유기술 독자 추진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21일 전북도청에서 전라북도 탄소산업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전북도청 제공)

 

전라북도는 산업생태계를 완성시켜 국내 탄소소재시장을 주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먼저 자국 기업 중심의 탄소산업 성장을 위해 도내에 탄소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탄소산업 복합재료 가치사슬(Value Chain)을 형성해 국내 자체 공급망을 구축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을 기르기 위해서다.

또, 도내에 위치한 한국탄소융합기술원을 탄소소재법에 규정된 국내 유일 탄소전문기관으로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유치해 국가 탄소산업 컨트롤 타워를 세울 방침이다.

송 지사는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와 맞물려 국내 탄소산업이 급부상하게 될 것이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전폭적인 힘을 실어주는 만큼 전북도와 전주시가 힘을 보태 전북이 새로운 산업 강국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전북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