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빛 물결의 습격, 축제까지 열리는 외래종 '핑크뮬리'

핑크빛 물결의 습격, 축제까지 열리는 외래종 '핑크뮬리'

관광객 모으기 위해, 우후죽순 심어지는 '핑크뮬리'
"조경산업 발전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
"유행을 따르면 여럿 중 하나일 뿐 유일할 수 없다"

전남 순천시 국가정원 박람회의 '핑크뮬리' 밭 (사진 = 순천시 제공)

 

SNS '인생샷' 열풍에 많은 관광객이 '핑크뮬리' 밭에 모이고 있다. 외래식물 '핑크뮬리'가 전국에 우후죽순처럼 심어지고 있어 각 지역의 특색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핑크뮬리'의 인기가 높아지자 지난 4년 동안 서울에서는 상암 하늘공원, 잠원 한강공원, 올림픽공원, 강남구 양재천, 구로구 안양천에, 경기도에서는 양주, 경북에서는 경주, 안동, 구미, 전남에서는 순천, 함평, 경남에서는 함양, 대전에서는 한밭수목원, 대청호 근처, 충북에서는 충주, 청주, 충남에서는 태안, 강원에서는 철원, 제주에서는 남원과 안덕 등에 '핑크뮬리'가 심어졌다.

전북 고창군 부안면에서도 고창 조경수협회와 '꽃길 프로젝트팀'이 오는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제1회 고창 핑크뮬리 축제'를 연다.

'핑크뮬리'가 외래식물이라는 경계에 대해 '고창 핑크뮬리 축제' 관계자는 "조경산업 자체가 침체되고 있기에 새로운 활로를 확보하기 위해 시작했다"며 "고창의 질 높은 조경산업을 홍보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생태연구원에서 '핑크뮬리' 환경 영향의 연구를 실시하고 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생태계에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래종인 '핑크뮬리'가 짧은 기간에 전국적으로 심어지면서 토종 식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다는 걱정이 존재한다.

경남 함안군 악양생태공원의 핑크뮬리 밭 (사진 =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관련 업계가 단순히 유행만을 따라가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최영기 교수는 "유행만을 따라가면 개중에 하나가 될 뿐이지 그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없다"며 "우선 사람들이 오면 좋지만 나중엔 굳이 지역을 찾을 이유가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창군은 청보리·유채 또 고창 선운사의 상사화와 같이 토종 식물이 잘 번성하는 곳인데 왜 하필 또 '핑크뮬리'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순천시 국가정원 박람회 핑크뮬리 밭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 (사진 = 순천시 제공)

 

'핑크뮬리'는 북미를 원산지로 미국 동부와 중서부 평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벼과식물이다. 한국에는 같은 속 식물로 쥐꼬리새, 큰쥐꼬리새, 선쥐꼬리새, 가지쥐꼬리새 등 4종이 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에서는 '핑크뮬리'를 '관심외래식물'로 분류하고 있으며 식재지 일탈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전북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