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경찰국장' 31명 홈페이지 소개…"친일 역사 성찰해야"

'친일 경찰국장' 31명 홈페이지 소개…"친일 역사 성찰해야"

[경찰청과 전국 18개 지방청 전수조사]
8개 홈페이지 31명 '친일 경찰국장' 등재
전북 7명, 제주 6명, 강원 5명, 전남 4명
경찰 "사진 게재와 친일 청산 의지 별개"
"警, 권위주의 청산 진정성 없어" 지적도

경찰청과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등재된 '친일 경찰국장 사진'. (사진= 경찰청과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홈페이지)

 

'친일 경찰국장' 이름과 사진 등이 각 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등재된 것으로 조사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전북지방경찰청이 청사에 걸려 있던 '역대 경찰국장 사진'을 내린 배경에 대해 '친일 잔재 청산'이 아닌, '권위적인 조직문화 개선'이라고 입장을 번복한 사례와 함께 경찰의 '친일 청산'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오전 CBS노컷뉴스가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을 토대로 경찰청과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홈페이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친일 경찰(치안)국장' 31명(중복 포함)이 8개 홈페이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8곳은 홈페이지에 역대 경찰국장의 사진과 이름, 재임 기간 등이 적혀 있는데 여기에 '친일' 출신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전북지방경찰청이 7명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지방경찰청 6명, 강원지방경찰청 5명, 전남지방경찰청 4명, 충북지방경찰청 3명, 경찰청·경기남부지방경찰청·경북지방경찰청 각 2명 등이다. 전남은 사진은 없고 이름만 적혀 있었다.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 대전, 충남, 경남 등 7곳은 '친일 인명사전'에 등재된 경찰국장은 없었다. 비교적 늦게 출범한 경기북부와 인천, 세종 등 3곳은 '경찰국장' 자체가 없다.

지역마다 '친일 경찰국장'에 대한 표현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지난 5일 오전 친일청산과 권위적 문화 타파를 위해 1층 홍보관과 홈페이지에 역대 경찰국장과 청장의 사진을 모두 내렸다.

그러나 전북지방경찰청은 최근 홍보관의 역대 경찰국장과 청장 사진을 가리고 홈페이지에서도 내렸으나 단순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판단해 다시 게재했다.

경찰청 전경. (자료사진)

 

경찰 측은 역대 경찰국장 사진 게재와 친일 청산의 의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판 사진을 내리고 친일 행적을 기입하는 것만으로 친일 청산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친일의 범주 등 종합적으로 고민해 결정해야 하는 문제다"고 말했다.

이어 "관서장 사진은 자랑이 아니라 자료다"며 "친일을 청산하고 역사에 대해 교육하는 것과 역대 관서장 사진을 내리는 문제를 연관 지어 접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전북지방경찰청 1층 역사관 '역대 경찰국장 사진'이 철거된 모습을 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김재호 전북지부장. (사진= 남승현 기자)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소극적인 경찰의 태도를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김재호 전북지부장은 "사진 한 장 내리는 미미하고 가시적인 것조차 대응하지 못하는 경찰은 권위주의 청산의 진정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찰은 청장의 이야기에 따라 단발성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며 "과거 권위주의 역사, 친일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성찰하고 이겨내 민주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백서'를 만드는 등 장기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전북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