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 아들의 1인 시위…"어머니, 디스크 시술 받고 사망"

엄동설한 아들의 1인 시위…"어머니, 디스크 시술 받고 사망"

시술 10시간 만에 심근경색으로 숨져
유족 "고혈압에 시술 진행 상황 악화"
"의료사고 입증 피해자 몫 여전" 청원
경찰 부검 의뢰, 병원 입장 공개 없어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고 어머니를 잃은 아들 김영섭씨가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모습. (사진= 김영섭씨)

 

70대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김영섭(51)씨가 차가운 거리로 나왔다.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은 지 반나절 만에 숨진 어머니 이모(76)씨 아들이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합의금에는 관심 없고 어머니가 죽은 이유를 알고 싶다고 했다. 숨진 이씨에겐 어떤 일이 있던 걸까.

◇디스크 시술받다 숨진 70대 왜?

어머니 이씨는 평소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할 정도로 허리가 아팠다. 그런 어머니가 지난달 8일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은 지 10시간 만에 숨을 거뒀다.

4일 전 허리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전북 고창의 한 병원을 찾았고 MRI 검사 후 척주성형술을 권유했을 때만 해도 아들 김영섭 씨는 비보를 접하게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시술 직후 가슴이 답답하고 다리가 저린다는 반응을 보인 어머니는 심폐소생술과 심장충격을 시행했으나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김씨의 어머니는 오후 8시 30분쯤 심근경색으로 세상을 떠났다.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고 숨진 이모씨의 빈소. (사진= 김영섭씨)

 



김씨의 어머니는 지난 2014년 1차례 허리 디스크 시술과 지난해 6월 심장질환 시술을 받았다.

이씨 유족들은 시술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품고 있다. 이씨의 혈압이 220~230 수준이었지만 약물을 투약하고 시술을 진행했다.

유족들은 환자가 고혈압 상태에서 시술이 진행되면서 상황이 악화한 것 같다고 주장한다.

◇의료사고 입증, 피해자 몫 여전

서울에 살던 아들 김 씨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죄인으로 겸허히 받아들여야 하는 줄 알았다.

"중증 질병에 걸려 수술을 받은 것도 아닌데, 단지 허리 시술을 받다가 돌아가신 이유를 어떻게 받아야 들어야 할까요."

김씨는 험한 의료분쟁의 길에 올랐다.

김영섭씨가 의료사고 관련 법령 개정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우리나라 의료법은 피해자가 의사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김씨는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는 확률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영문도 모른 채 죽은 누군가의 한을 풀어드리고 싶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의료법 개정을 촉구했다.

고창경찰서는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의뢰했으며, 병원 측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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