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상)미 공군 통제, 반쪽자리 공항 전락되나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상)미 공군 통제, 반쪽자리 공항 전락되나

  • 2020-05-20 09:00

미 공군, 군산공항과 새만금공항 사이 유도로 개설 요구
비상시 새만금공항 활주로 사용 가능성 시사
통합 관제권 때 여객기 입출항 통제 우려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사진=자료사진)

 

전북도민의 숙원인 전북권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지난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4년 착공해 2028년까지 새만금 지역에 국제공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주한미군의 공군기지인 군산공항에서 북서쪽으로 1.3km 떨어진 자리에 들어선다. 이 때문에 새만금공항은 입지 선정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국내와 국제노선을 오가는 여객기가 미 공군 항공관제권의 직·간접적 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한미군이 현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 사이의 활주로를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새만금 국제공항이 전북 하늘길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CBS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의 한계와 과제, 대안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새만금 국제공항 부지(사진=남승현 기자)

 

전라북도 등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 외교부, 새만금개발청 등이 참여한 새만금 국제공항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을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했다.

항공기가 이륙하기 전이나 착륙한 뒤에 이동하는 도로를 '유도로'(taxiway)라고 한다.

주한미군 측은 전시상황 등 비상시 유도로를 통해 새만금 국제공항 활주로를 쓰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전체를 군사 작전구역으로 삼는 미 공군이 전시상황뿐 아니라 훈련, 비상착륙 등의 상황에서도 유도로를 통해 새만금공항 활주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민간공항의 근거리에 군공항이 들어선 사례는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미 공군 측이 군사구역 인근에 민간공항이 들어서는 것을 용인한 것은 향후 새만금공항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한 미 공군 군사기지 지척에 있는 새만금공항의 통합 관제권을 미 공군 측이 쥘 것으로 보여 국내나 국제 여객기 입·출항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여객기와 미 공군이 함께 활주로를 쓰는 군산공항의 경우 그동안 주한미군 측은 군사구역이라는 이유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없이 일방적으로 여객기를 통제해왔다.

최근에도 미 공군이 자국 전투기의 비상 착륙을 이유로 군산공항 활주로를 차단해 제주에서 출발해 군산에 내릴 예정이던 여객기가 한 시간 넘게 하늘을 떠돌았다.

한국항공대 윤문길 교수는 "주로 여객기는 북쪽 방향을 통해 들어오는 데 미 공군은 전력자원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공역이 겹치는 새만금공항으로 들어오는 민항기 입항을 일정 부분 통제할 수 있다"면서 "군사적 긴장 관계에 있는 중국 측 민항기의 경우 평상시에도 통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만금공항은 중국과 일본, 동남아 지역 관광객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데 이 중 상당수의 항공수요를 차지하는 중국발(發) 여객기의 입항이 수시로 통제될 경우 새만금공항은 '반쪽짜리 공항'에 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전라북도 관계자는 "새만금공항과 군산공항 사이의 유도로 개설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면서 "새만금 국제공항의 밑그림을 설계하는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주한미군 측이 유도로 개설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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