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중]활주로 요구한 미공군…"동북아 군사 긴장 조성"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 논란-중]활주로 요구한 미공군…"동북아 군사 긴장 조성"

  • 2020-05-21 06:00

미군, 14년 전 새만금 신공항에 추가 활주로 요구
"한반도를 미 공군의 전초기지화 영향력 확대"
"중국 항공사 취항 반대 가능, 미·중 외교 문제"

전북도민의 숙원인 전북권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지난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4년 착공해 2028년까지 새만금 지역에 국제공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주한미군의 공군기지인 군산공항에서 북서쪽으로 1.3km 떨어진 자리에 들어선다. 이 때문에 새만금공항은 입지 선정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국내와 국제노선을 오가는 여객기가 미 공군 항공관제권의 직·간접적 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한미군이 현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 사이의 활주로를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새만금 국제공항이 전북 하늘길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CBS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의 한계와 과제, 대안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이 지난 2007년과 2013년 군산시에 보낸 서신. 미군이 제2활주로의 필요성을 드러냈다. (자료사진)

 

주한미군이 새만금 국제공항 관련 관계부처 회의에서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을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과거 주한미군이 새만금 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자리에 미공군을 위한 추가 활주로 건설의 필요성을 군산시에 여러 차례 피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미군의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한 개입이 미·중 간의 대립과 동북아 긴장을 조성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7년 5월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이 군산시에 보낸 서신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새만금 프로젝트 지역에 두 번째 활주로를 국제공항에 추가했으면 한다"며 "이러한 개발은 군산시와 미군에 상호이익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주한미군은 2013년 9월 서신을 통해서도 "새만금 국제공항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군산 서쪽 합당한 위치라면 제2활주로에 대한 계획을 공감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새만금 국제공항 부지 옆에 있는 군산 미군기지. (사진=남승현 기자)

 

주한미군의 이러한 의견은 새만금 국제공항을 활용해 동북아에서 미 공군의 활동영역을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한반도를 미 공군의 전초기지로 만들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한반도만이 아닌 동북아의 지배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뜻하지 않게 미국 편을 드는 것처럼 국제 정치에 연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국제공항의 통합 관제권이 미군의 간섭을 받을 가능성까지 더해져 '새만금 국제공항이 외교 문제에 휘말릴 것'이라고 예상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긴장 관계 속에서 새만금 국제공항이 자칫 동북아 긴장을 조성할 빌미를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윤문길 교수는 "(주한미군이) 중국 항공사 취항을 반대할 수도 있다"며 "미·중 외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새만금 신공항은 민영 공항의 역할을 저해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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