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의 숙원인 전북권 국제공항 건설 사업이 지난해 확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2024년 착공해 2028년까지 새만금 지역에 국제공항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주한미군의 공군기지인 군산공항에서 북서쪽으로 1.3km 떨어진 자리에 들어선다. 이 때문에 새만금공항은 입지 선정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국내와 국제노선을 오가는 여객기가 미 공군 항공관제권의 직·간접적 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한미군이 현 군산공항과 새만금 국제공항 사이의 활주로를 잇는 '유도로' 개설을 요구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새만금 국제공항이 전북 하늘길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북CBS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새만금 국제공항 입지의 한계와 과제, 대안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군산공항 활주로에 미군 전투기가 출격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남승현 기자)
미군 기지와 바짝 붙어 있는 군산 공항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유독 높은 항공기 지연율을 보이고 있다. 새만금 국제공항까지 신설될 경우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미군과 협의를 거쳐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공항협회의 항공시장동향에 따르면 군산공항의 여객기 지연률이 전국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부터 올들어 현재까지 군산공항의 여객기 지연율은 14.3%로 국내 14개 공항의 평균 지연율 9.9%를 크게 웃돌았다.
기상 악화 등의 이유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중에는 미국 군사 훈련으로 인한 지연도 적지 않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산공항 활주로는 한국 민항기와 미국 전투기가 함께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 군사훈련에 나설 경우 민항기 이착륙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만약 추가로 신설된 새만금 공항의 활주로까지 미군이 사용하게 될 경우엔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간다.
군산공항 주변 상공에서 포착된 전투기. (사진= 남승현 기자)
전라북도는 이르면 2028년 새만금 국제공항을 완공한 뒤 중국과 일본 등으로 비행기를 띄울 계획이다.
국토부 용역 결과 이번 계획이 실현되면 2030년 74만명, 2040년 81만명, 2055년 84만명의 항공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수십만명에게 생길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국항공대 윤문길 교수는 "전라북도가 새만금 국제공항에 대한 의지가 크다면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게 아닌 미군과의 협의를 통해 실제 공항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산미군기지 우리땅찾기시민모임 구중서 사무국장은 "새만금 국제공항에 유도로가 생기면 공항 이용에 제한될 수 있는 소지가 크다"면서 "공가를 하기 전에 활주로 이용 부분에 대해 미군의 입장을 확인하고 대책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군산공항에 세워진 관제탑 건립에 우리 예산 절반이 투입됐지만, 정작 주도권은 미군 측에게 있다"며 "유도로 문제와 함께 관제탑 주도권에 대한 협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