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가 19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앞에서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송승민 기자)
지난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결정했으나 체불임금 문제로 양측이 줄다리기를 벌이다 인수가 중단됐다.
이스타항공 측이 직원들에게 '임금 포기를 종용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스타 항공 조종사노조가 19일 이스타항공의 '실질적 오너'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제주항공과 매각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이스타항공은 최대 주주인 이스타홀딩스와 기타 지분 등 51.17%를 제주항공에 양도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지난 5월 7일 제주항공이 250억 원에 달하는 체불 임금 해소를 이스타항공 측에 요구하면서 인수 작업 논의가 중단됐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 25일 2월 임금분 40%만을 지급, 3월 임금과 4월부터 6월까지의 휴업수당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기자회견에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요구에 따라 무자비한 구조조정을 자행해 왔다"며 "580여 명이 직장을 잃고 1600여 명의 노동자가 임금체불을 겪는 등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팔아넘길 회사의 임금을 인수할 제주항공이 떠맡아 줄 것'이라 여겨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했다"며 "급기야 노동자에게 '임금을 포기하라'는 파렴치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임금체불의 문제는 이상직 일가에 의해 자행된 일이라고 주장한다.
단체는 "이스타항공을 지배하는 이스타홀딩스의 지분을 이상직 의원의 어린 딸과 아들이 갖고 있다"면서 "이상직 의원의 측근들이 이스타항공의 경영진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직 의원 측과 제주항공이 맺은 양해각서와 본협약을 공개하고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노동자의 생존이 달린 임금 250억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제주항공 또한 욕을 먹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또 막대한 인수자금과 기간산업 안정 기금의 집행을 지도하고 감시할 책임이 집권여당에 있다며 사태를 파국으로 내몰지 말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스타항공의 노동자들은 "아기 분윳값과 기저귓값이 없다.", "일일 알바를 전전하고 있다"며 생활고를 토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