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마리 함께 살고, 개농장에 팔리고', 열악한 유기견 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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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마리 함께 살고, 개농장에 팔리고', 열악한 유기견 보호소

"나흘째 내린 폭우에 보호소 물바다 되기도"
"직영 또는 보호소 건립한 후 민간위탁 해야"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조차 구하기 어려운 현실"

전북 정읍의 유기견 보호소에서 지난 7월 유기견을 개농장에 팔아넘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임실·순창이 위탁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의 열악한 시설이 공개돼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가운데 완주의 한 유기견 임시보호소에선 지자체의 무관심 속에 165마리의 유기견이 100평 남짓의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4일 오전 전북 완주군의 유기견 보호소, 100여 평의 공간에 유기견 165마리가 지내고 있다. (사진=송승민 기자)

4일 오전 전북 완주군의 유기견 보호소, 100여 평의 공간에 유기견 165마리가 지내고 있다. (사진=송승민 기자)
4일 오전 전북 완주군의 신지리 할미곡골 인근. 주소지도 없는 이곳에 완주군청이 위탁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가 있었다.

관리소장인 최모(52)씨는 지난 2019년 4월부터 완주군의 유기견 관리사업을 위탁받아 홀로 165마리의 유기견을 관리하고 있다. 이 유기견 보호소는 한 달 기준 30여 마리의 유기견이 들어오고 네다섯 마리가 입양돼 나간다.

통상 6평 정도의 공간에 서너 마리가 지내야 하지만 지원이 열악해 165마리의 유기견이 100여 평의 공간에서 지내고 있다. 지난달 말엔 나흘째 내린 폭우에 보호소가 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자신의 사비를 털어 이곳을 운영하는 최씨는 한 마리당 한 번, 12만 원의 보호·포획비를 제외하곤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않는다. 최씨는 다른 사람의 땅을 빌려 유기견 보호소를 차렸고 직접 우리도 만들었다.

최씨는 "남의 문중 땅을 빌려 계약서도 없는 곳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차렸다"며 "지자체에서 땅이나 보호소 건물을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이어 "유기견 입양이 잘 될 수 있도록 쾌적한 공간과 주차장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직원이 없어 "단 하루도 쉬지 못한다"는 최씨는 가족의 만류와 고된 업무에 그만두고 싶어도 유기견 걱정에 떠나지 못하고 있다.

전북 임실군의 유기견 보호소. 동물보호단체의 지적에 유기견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사진=제보자 제공)

전북 임실군의 유기견 보호소. 동물보호단체의 지적에 유기견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사진=제보자 제공)
동물보호단체는 지자체가 토지와 보호소 건물 등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동물보호단체행강의 박운선 대표이사는 "지자체가 위탁을 맡기고 점검을 나가지 않는다"며 "예산은 지출되나 관리감독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에서 직영으로 운영해야 하며 민간위탁을 주더라도 토지와 건물 등 보호소를 완전히 건립한 다음 운영권을 위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자체는 유기견 보호소를 위탁 운영할 동물보호센터조차 구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한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대부분 시골의 동물병원은 소, 돼지만을 관리한다"며 "개를 전용으로 하는 시설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합한 기준에 맞지 않으면 해촉을 해야 하는데 해촉을 하면 맡아줄 사람이 없다"며 "시군이 부탁하고 사정을 하다 보니 이런 상황에 지적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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