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난리, 전주 시민 탓" 익산시장 발언 또 논란

"코로나 난리, 전주 시민 탓" 익산시장 발언 또 논란

정헌율 익산시장, 김승수 전주시장 항의 방문
군부대 이전 관련 피해주민 목소리 전달 목적
대뜸 "코로나 10명 발생, 전주사람한테 원망"
김 시장 "그 말씀은…안타까운 일" 확전 자제
과거 정 시장 다문화에 '잡종강세·튀기 발언'

정헌율 익산시장. (사진= 자료사진)

 

정헌율 익산시장이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관련해 '전주시민 탓'을 했다. 기초단체장 간의 대화에서 코로나19 확진의 책임이 인접 도시민에게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인데 적절성 여부를 두고 논란이 제기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지난 18일 오후 2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전주시청사를 찾아와 김승수 전주시장을 만났다.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전달하는 항의 방문차였지만 정작 정 시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전주시민 탓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 시장은 "지금 우리가(익산지역이) 코로나(19 확진자)가 10명이 발생했는데 그것도 결국 전주사람이 와서 만들어 버린 거야"라고 작심 비판했다.

김 시장은 "아이 그 말씀은…"이라고 하자, 정 시장은 "'아이 그런 말씀'이 아니라,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우리 지역에서 피해 의식을 느낀다 이거지 전주시에서 그 사람한테 얼마나 원망이 많은 줄(알아). 지역에서는"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익산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을 두고 전주지역 확진자 때문이라며 전주시장을 다그친 것이다.

김 시장은 "서울에서 옮기고 서로 왔다 갔다 하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특정 지역을 탓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 시장은 "인접 도시 전주시에 대한 피해 의식이다. 지금 그 난리를 치고 있는데 지금"이라고 맞받았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안타까운 일이죠"이라고 답하며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 했다.
정현율 익산시장과 박준배 김제시장은 전주대대의 전주 도도동 이전 계획 철회 요구하기 위해 18일 오후 2시 김승수 전주시장을 만났다. (사진= 남승현 기자)

 


정 시장은 취재진 쪽을 한 차례 본 뒤에 "코로나에 대해서 뭐라고 할 얘기는 없는 거고 시민들 생각은 그렇단 얘기예요"라고 말했다.

내내 불편한 감정을 보인 정 시장은 발언 주체를 '익산시민'으로 돌리고서야 5분여간 이어진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대화를 멈췄다.

애초 정 시장과 김 시장의 만남은 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지역 갈등에서 마련됐다.

전주 항공대대와 전주대대 이전으로 인해 인접 지역인 익산과 김제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전하기 위한 자리에는 정헌율 익산시장과 함께 박준배 김제시장도 배석했다.

정 시장의 발언을 듣던 박준배 김제시장은 "서로 이웃이 좋아야 하는데 전라북도가 단합을 위해 잡고(해야 하는데)…제 성격에 안 맞게 이렇게 되니까"라고 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전주시장님 입장도 있고 체면도 있겠지만 우리도 지역에서 입장과 체면이 있다"며 "그런데 완전히 깔아뭉개고 뭐가 되는 거냐. 이게 세상에 양심상 이럴 수 있는 것이냐.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말했다.

이후 1시간여간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 정헌율·박준배 시장은 김승수 시장을 향해 "전주대대 이전 예정지역 인근 시민의 정신적, 경제적 피해 해소 및 생존권 보장을 위해 전주대대의 전주시 도도동 이전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전이 완료된 전주항공대대 운항 노선을 언급하며 "익산시민의 소음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항 노선을 전주권으로 변경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8일 전북 익산시청 앞에서 다문화가족 여성이 정헌율 익산시장에 대한 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자료사진)

 


정헌율 익산시장의 '말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다문화 자녀에게 '잡종강세', '튀기'라고 비유하며 집단 반발을 사기도 했다.

정 시장은 지난해 5월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다문화 가족 운동회에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정 시장은 CBS노컷뉴스의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며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 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튀기' 역시 주로 한국 여성과 미국 병사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지칭해 비하하는 우리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영기 공동대표 "코로나19 방역에 모두가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감정을 유도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25일 익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주여성들 앞에서 사과의 뜻을 전하는 정헌율 익산시장. (사진=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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