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목사' 최병성 "녹조라떼 새만금, 4대강과 쌍둥이"

'4대강 목사' 최병성 "녹조라떼 새만금, 4대강과 쌍둥이"

"새만금과 4대강, 사업예산과 목적, '녹조라떼' 결과까지 판박이"
"방조제 밖에는 푸른 바다, 물길 가둔 내측은 녹조...비참한 광경"
"인근 갯벌에서는 한가로이 조개잡이...눈물날 정도로 아름다웠다"
"시화호도 해수유통으로 살렸다"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 대담 : 최병성 목사, <강은 살아있다:4대강="" 사업의="" 진실과="" 거짓=""> 저자

멀쩡한 물길을 가두어 왜 녹조라떼를 만드나요. 최근 SNS에 올라온 새만금 사진 한 장이 화제입니다. 방조제를 기준으로 푸른 바다와 녹조에 물든 새만금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진인데. 사진을 촬영한 최병성 목사, 원래 4대강 저격수, 4대강 목사님으로 잘 알려진 분인데 최근엔 새만금 살리기에 나섰다고 하네요. 4대강 목사님이 새만금 목사님으로 변신한 이유. 지금부터 들어보겠습니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상공에서 바라본 새만금 방조제 안과 밖(사진제공=최병성 목사).

 

◆ 최병성> 네, 안녕하세요.

◇ 박민> 4대강 저격수, 4대강 목사님으로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듯해요. 관련해서 기사도 많이 쓰셨죠?

◆ 최병성> 네, 현장 기사도 쓰고 책도 두 권 냈습니다.

◇ 박민> 최근 들어서 새만금 살리기에 나섰더라고요?

◆ 최병성> 새만금에 대해서 몇 년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수시로 한 번씩 내려오기도 했고요. 그런데 한동안 난개발 이슈에 묶여 있었는데 이제 새만금에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 박민> 그런데 새만금과 4대강을 쌍둥이라고 표현했더라고요?

◆ 최병성> 정말 똑같아요. 우선 사업비부터 거의 같습니다. 4대강 사업비가 22조잖아요. 그런데 새만금 사업비도 22조입니다. 그런데 4대강 사업이 사실은 거짓이죠. 홍수와 가뭄을 막는다고 시작했는데 아무 상관도 없이 똑같았고요. 새만금도 역시 거짓 사업입니다. 식량안보를 위해서 농지를 만든다고 해놓고 이제는 농지는 30퍼센트고 관광지 70퍼센트로 바뀌었죠. 더 놀라운 건 녹조라떼라는 거. 가는 물길을 막으니까 낙동강 물이 썩었잖아요. 새만금도 바다를 막아놓으니까 그 안의 물이 썩었다는 거죠. 사업의 목적부터 결과까지 같다는 겁니다.

◇ 박민> 얼마 전 새만금 방조제를 찾으셨죠. 현재는 어떤 상황인가요?

◆ 최병성> 너무나 비참했어요. 그 많은 물, 새만금호가 굉장히 넓잖아요. 방조제가 33.9킬로미터. 기네스북에 올랐으니까 세계 최장 길이입니다. 새만호의 넓이는 서울시 면적의 3분의 2에 해당합니다.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입니다. 원래 물이 많은데 맑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제가 보니까요. 방조제 밖에는 정말 하늘처럼 파란색인데요. 방조제 안은 완전히 녹색. 녹조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고요. 완전히 썩은 녹조라떼였다.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거죠.

◇ 박민> 녹조라떼 사진은 언제 찍은 거예요?

◆ 최병성> 지난 토요일에 찍었습니다.

◇ 박민> 지금 수도권에 거주하잖아요?

◆ 최병성> 용인에서 7년째 살고 있습니다.

◇ 박민> 차로 이동해도 3시간 넘게 걸리겠어요?

◆ 최병성> 그렇죠.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바라본 푸른 바다의 모습(사진제공=최병성 목사).

 

◇ 박민> 그렇게 오셔서 사진을 찍었는데. 높은 곳에서 찍었더라고요. 상공에서 찍은 것처럼. 사진은 어떻게 찍었습니까?

◆ 최병성> 제가 요즘 드론 작업을 많이 합니다. 높은 데서 바라보니까 한눈에 심각한 현장을 볼 수 있잖아요. 그동안 새만금도 낮게만 보다가 이번에 높은 곳에서 바라보기 위해서 드론을 들고 가서 촬영해봤습니다.

◇ 박민> 사실 그동안 방조제 안쪽의 수질이 안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목사님께서 올려준 사진을 보기 전까지는 선명하게 확인하기 어려웠거든요. 그런데 사진 한 장을 통해서 방조제 안쪽 수질이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는데요. 더 중요한 게 그 사진의 위치예요. 녹조 낀 곳이 배수갑문 바로 앞이에요?

◆ 최병성> 그렇죠. 물을 한 번씩 빼내는데요. 결국 새만금의 썩은 물을 푸른 바다로 내보내고 있는 거죠. 한마디로 독극물을 배양해서 바다로 내보내고 있는 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민> 배수갑문이라고 하면 어쨌든 바깥에 바닷물이 들어오는 곳이잖아요.

◆ 최병성> 그나마 내측보다는 해수유통이 된 곳인데도 녹조가 끼었다는 거죠.

새만금 방조제 인근의 갯벌 풍경(사진제공=최병성 목사).

 

◇ 박민> 그러니까요. 일부 해수유통임에도 그런 상태라는 건데요. 또 이것과 정반대의 또 다른 사진 한 장을 올리셨죠. 새만금 방조제 밖의 갯벌 풍경인 거죠?

◆ 최병성> 그날 아침에 부안에서 군산으로 넘어가려고 방조제를 올라탔거든요. 그런데 바로 좌측에 갓길에 차량 수십 대가 서 있는 거예요. 그래서 무슨 일일까 싶어서 가봤는데요. 정말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인 장면을 봤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호미 하나 들고 조개를 캐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방조제에 막히다 보니까 바닷물이 튀다 보면 어느 한쪽에 갯벌이 쌓일 거 아니에요. 방조제의 끄트머리에 조그만 갯벌이 하나 생긴 거예요. 운동장 대여섯 개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넓은 갯벌이 만들어진 거죠. 갯벌이 생기고 물이 들어오니까 자연스럽게 조개가 살기 시작한 겁니다. 새만금을 열면 다시 바다가 살아난다는 희망을 보여준 현장이고요. 정말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었습니다.

◇ 박민> 그러니까 갯벌 사진도 녹조라떼와 같은 날 찍은 사진인가요?

◆ 최병성> 녹조라떼 찍기 30분 전에 갯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 극명하게 다른 두 장면을 보았던 겁니다.

◇ 박민> 갑문 앞 녹조라떼와 방조제 밖 찬란한 갯벌. 두 장의 사진을 찍고 나서 여러 생각이 들었을 거 같아요?

◆ 최병성>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라 우리는 새로운 희망으로 시작할 수 있다. 다시 바다를 살리고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는 희망을 봤습니다.

◇ 박민> 그래서 해답은 해수유통입니까?

◆ 최병성>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하루 종일 시화호 사진들을 살펴봤습니다. 시화호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잖아요. 시화호도 담수호를 만들겠다고 바다를 막았고요. 물이 썩으니까 아무리 과학과 기술을 들이댔지만 그래도 수질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에 갑문을 열어서 해수유통을 하니까 시화호가 살아났고요. 이왕 어차피 해수유통하니까 조력발전하자고 해서 발전소를 지었죠. 이미 결론은 나와 있어요. 어떤 방법도 새만금의 수질을 살릴 수 없다고요. 지금 20년 동안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투입한 돈이 4조 원입니다. 그래도 결과는 똑같잖아요. 앞으로 40조, 400조를 퍼부어도 새만금의 물을 살릴 수 없습니다. 방법은 수문을 여는 수밖에 없습니다.

◇ 박민> 정치권도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어요. 새만금을 지역구로 둔 군산 신영대 의원과 김제부안 이원택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조건을 내걸었지만, 동시에 해수유통 가능성도 열어두었거든요. 30년 넘게 이어진 새만금 논쟁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을까요?

◆ 최병성> 정치인들이 반성해야 합니다. 그리고 솔직해야 합니다. 아닌 사업에 계속 질질 끌고 오면서 연간 얼마씩 투입해서 30년 이어왔잖아요. 정말 희망 있고 가능성 있는 사업이라면 왜 지금까지 끌고 왔겠어요. 어차피 불가능한 거 이제는 솔직히 인정하고요. 나라의 발전과 전북의 발전을 위해서 새만금 바다를 살리기 위해서 어떻게 가야 할 것인가 결단해야 합니다. 도민들에게 현실을 시인하고 올바른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 박민> 어떤 경우든 내측의 물이 썩으면 이게 성공할 수 없는 게 새만금의 상황이에요.

◆ 최병성> 그 썩은 물 안에서 뭘 하겠어요.

◇ 박민> 결국 해수유통만이 대안이라는 말씀이네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최병성>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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