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촌 김성수는 되고, 미당 서정주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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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촌 김성수는 되고, 미당 서정주는 안 된다?

전라북도, 친일 반민족 행위자 '호' 딴 도로명 개명 추진
고창 부안면 인촌로 개명에 '주민 반발' 여론
인근의 미당길은 주민 공감대 형성, 개명 임박

고창군 부안면 인촌로~미당길 지도(사진=카카오맵 캡처)

고창군 부안면 인촌로~미당길 지도(사진=카카오맵 캡처)
일본제국주의에 동조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호'를 딴 도로명 주소 개명 움직임이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전라북도는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해 고창군 부안면의 인촌로와 미당길의 도로명 주소 개명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고려대학교와 동아일보를 설립한 인촌(仁村) 김성수(1891~1955)의 호를 딴 전북 고창군 부안면의 '인촌로'는 지난 2018년 11~12월 주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표가 많아 도로명 개명이 무산됐다.

고창군 부안면은 인촌의 고향이다.

인촌로는 심원면 용선 삼거리에서 부안면 부안삼거리까지 12.5km다.

동아일보 창업주 김성수는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의 발기인을 맡아 당시 젊은이들의 일본군 지원을 독려하는 적극적 친일행위에 나섰다.

지난 2014년 대법원은 김성수의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로 규정했다.

고창군은 인촌로 개명을 위한 주민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할 계획이다.

다만 내년도 예산에 주민 공론화를 위한 사업비가 담기지 않았다.

또한 인촌 김성수를 고창을 빛낸 큰 인물로 인식하는 지역주민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도로명 개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에 인촌 김성수와 고향이 같은 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의 호를 딴 고창군 부안면 '미당길'은 도로명 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인의 정서를 잘 담아낸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꼽히는 서정주는 일제강점기 가미카제 특공대에 투입된 조선인 청년을 미화한 '오장(伍長) 마쓰이 송가' 등 친일시(詩)를 쓰고 '전두환 독재 정권'을 찬양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미당의 생가가 있는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 진마마을 주민들은 이런 서정주의 호를 딴 마을길인 '미당길' 개명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고창군은 진마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도로명 개명 동의서를 받고 있다.

전라북도 관계자는 "인촌로와 미당길을 바라보는 지역주민들의 인식에 차이가 크다. 인촌 김성수는 고창을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로 여기는 반면에 미당에 대해선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민성진 사무총장은 "주민들의 일상과 가까운 도로명의 친일 잔재를 뿌리 뽑아야 한다"며 "전라북도에 인촌로 개명을 위한 공론화 예산 반영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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