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꽃게잡이 조업.(사진=자료사진)
"어민들의 생계가 달린 일인데, 해양수산수나 농어촌공사는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방관하고 있습니다."
올여름과 가을 꽃게 어획량이 줄어든 원인으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부지 매립을 지목했던 전북 군산과 부안지역 어민들에 대한 피해조사가 요원해졌다.
8일 전북수산산업연합회(연합회)에 따르면 연합회는 지난 9월 말 국무조정실에 '새만금호내 준설로 인한 외해 어선·어업 활동 피해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잼버리 부지 매립 시행자인 농어촌공사는 새만금호 준설로 인한 어업 피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의 입장을 밝혀 새만금 인근 어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부안과 군산지역 어민들은 올여름과 가을, 꽃게가 많이 잡히는 제철에 새만금 외해에서 꽃게 어획량이 많게는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고 호소했다.
어민들은 새만금 잼버리 부지를 만들기 위해 펄을 퍼내고 흙을 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유물과 미세 진흙이 배수갑문을 통해 인근 연안으로 흘러들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새만금호에 가라앉았던 슬러지(침전물)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이 슬러지와 잼버리 부지 준설토가 결합해 단단한 고체 상태가 된 게 어획량 감소를 키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체 상태의 진흙이 꽃게 어획용 그물에 엉겨 붙어 꽃게가 자리 잡을 자리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어민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전북수산산업연합회는 국무조정실에 관련 피해 조사를 요청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를 다시 새만금호 매립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에 전달했다.
농어촌공사는 최근 관련 회신을 통해 "잼버리 부지 매립공사는 새만금호 내측에서 펌프준설선을 이용해 모래와 물이 섞인 상태로 흡입해 매립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흡입된 물은 다시 새만금호 내측으로 배수하고 있다. 새만금 외해로는 토사가 거의 유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북수산산업연합회 김종주 회장은 "어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해양수산부나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모두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