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한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사진. (사진= 자료사진/기사와 관련 없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도 전북지역 의원과 공무원들이 '국외연수' 명목으로 내년도 예산을 대거 확보했다. 내년 상황에 따라 국외연수를 진행한다는 취지여서 쓰지도 않고 반납만 되는 예산 만큼의 기회비용 손실도 야기된다.
23일 CBS노컷뉴스가 전북도의회를 포함해 전주시의회 등 도내 14개 시군의회를 전수 조사한 결과, 10곳이 내년도 '국외연수' 예산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전라북도의회는 내년도 지방의원 국외연수 예산에 총 1억 5500만 원을 세웠다. 공무원이 국외연수에 나선 지방의원을 수행한다는 명목으로도 1억 2000만 원의 여비가 마련됐다.
전주시의회는 의원 국외연수 예산 1억 3200만 원과 의회 직원 연수비 3900만 원을 마련했다.
익산시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비 7500만 원과 직원 수행 여비 2700만 원을 각각 편성했다. 남원시의회는 의원과 직원이 6720만 원, 1800만 원을 각각 국외연수비로 세웠다. 정읍시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비에 5950만 원을 세우고 직원 수행 여비로 2400만 원을 배정했다. 김제시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비 2000만 원을 마련했다.
고창군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비 3900만 원, 직원 경비 2000만 원을 책정했고 순창군의회는 의원과 직원 각각 2400만 원의 예산을 국외연수비로 마련했다. 무주군의회가 내년도 의원 국외연수비 3185만 원과 함께 직원 수행 여비로 2200만 원을 확보했고 장수군의회는 의원 국외연수비와 직원 수행 여비로 1050만 원, 1500만 원을 각각 마련했다.
반면에 군산시의회와 완주군의회, 임실군의회, 진안군의회, 부안군의회는 내년도 의원 국외연수비를 전액 삭감했다.
전북지역 지방의회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 (사진= 자료사진/기사와 관련 없음)
공무원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나 전북을 비롯해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11곳이 '퇴직 공무원 연수' 명목으로 한 예산을 세웠다.
지역별 내년도 퇴직 공무원 연수 예산은 익산시가 4억 9000만 원으로 가장 많고 전주시 4억 5000만 원, 전라북도 3억 5000만 원, 남원시 2억 9000만 원, 정읍시 1억 7500만 원, 군산시 1억 4800만 원, 고창군 1억 원. 순창군 6400만 원, 김제시 6000만 원, 완주군 4000만 원 순이었다.
임실군과 무주군, 진안군, 장수군, 부안군은 퇴직 공무원에 대한 연수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이와 관련, 내년도 국외연수 예산을 세운 지자체들은 "내년 코로나19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우선 예산을 세웠다"며 "만약 연수를 가지 않을 상황이 오면 추경 예산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내년에 정상적으로 집행이 되지 않을 거라고 예측이 되는 예산이 편성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예산 제약으로 인해 필요한 사업을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국외연수 예산을 쓰지 않더라도 이미 기회비용은 지출된 것이다. 후반기에 상황이 좋아져서 해외로 갈 수 있다면 그때 추경으로 세워서 가도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