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비행 게이트' 몸통이 된 항공사 CEO출신 의원님

'선거 비행 게이트' 몸통이 된 항공사 CEO출신 의원님

이상직 의원, 측근과 시의원 등 동원해 불법 선거운동 벌인 혐의
국회의원부터 시의원까지 줄줄이 엮인 유례없는 선거법 위반 사건
'선거 게이트' 규정한 검찰, 이상직 의원에 벌금형 대신 징역 3년6개월 구형
공모, 실행 혐의 시의원들도 줄줄이 당선무효형 구형... 지역구 초토화 우려
다음 달 3일 1심 선고 결과 따라 파장 커질 듯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 대담 : 홍민호 변호사

이스타핟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스타항공 사태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24일 국회 소통관으로 들어서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최근 검찰이 공직선거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주을 이상직 의원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규모 선거 게이트라고 규정하며 함께 기소된 측근들과 지역구 시의원들에 대해서도 징역과 벌금형을 구형했는데. 이상직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의 구형 의미 그리고 향후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홍민호 변호사와 짚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홍민호> 네, 홍민호 변호사입니다.

◇ 박민> 먼저 이상직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어떤 내용인지부터 짚고 갈까요?

◆ 홍민호> 검찰에 따르면, 무소속 이상직 의원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지역 국회의원 예비후보로 경선에 나서면서 측근과 지역구의 민주당 시의원 등과 공모해불법선거 운동을 벌였다는 게 주된 공소사실입니다. 구체적으로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일반 당원 투표에 중복으로 참여하라’라는 뜻의 '거짓 응답 권유' 메시지를 SNS 등 곳곳에 게시하고 15만여 명 등에게 보낸 혐의를 받고 있고요. 이외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재임 당시 측근과 공모해 '전통주'와 '중진공 책자' 등 2600만 원 상당을 지역 정치인과 언론인에게 기부한 혐의, 또 지난해 2월 15일 당시 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는 종교시설에서 경선 활동을 한 혐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인터넷 방송에서 지난 20대 총선 경선 때 사실과 다른 내용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와 전과기록에 관해 허위사실을 기재한 혐의까지 총 5개 정도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 박민> 여러 가지 혐의가 있는데요. 거짓 응답을 권유했다는 건 뭔가요?

◆ 홍민호>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당내 경선에서 권리당원투표와 일반 유권자 투표를 각각 진행하여 후보자를 결정하였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권리당원으로 투표한 사람은 일반 유권자투표에는 참여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직 의원이 당내 경선이 한창이었던 2020년 3월 5일경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휴대번호를 이용해 권리당원에게 일반 유권자 투표까지 중복투표 할 것을 권유하는 문자를 불특정 다수의 당원에게 살포하여 공직선거법 제108조를 위반했다는 겁니다.

◇ 박민> 지역 교회에 가서 대통령을 언급한 부분도 발목을 잡았어요.

◆ 홍민호> 네, 그 부분도 문제가 되었는데요. 공직선거법 제60조는 예비후보는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당내 경선 중이던 2020년 2월 15일 당시 이상직 후보가 선거구민이 모인 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언급하며 지지를 호소하였다는 동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습니다. 동영상에는 이상직 의원이 “3년 동안 대통령을 모시다 보니까는 이 지역에 조금 활동이 적었다. 그런데 1월에 겨우 사표를 수리해줬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가서 정운천 후보를 꺾어달라”고 대화했다는 발언이 영상에 담겨 있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선거에 개입한 것처럼 오해를 불렀다는 것을 이유로 고발을 한 사건입니다.

◇ 박민> 앞서 언급했듯이 측근들과 시의원들까지 동원됐다는 게 검찰의 의견이죠?

◆ 홍민호> 네, 그렇습니다. 여타 공직선거법 위반을 한 정치인들과는 다르게 이상직 의원에 대한 이번 재판은 혐의가 다양하고도 그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인데요. 특히 이번 재판에는 이상직 의원뿐만 아니라 이상직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던 측근과 이상직 의원의 지역구 내의 시의원들이 함께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중 시의원 3명에 대해서는 모두 징역과 벌금 등 공직선거법상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구형을 받아 이상직 의원뿐만 아니라 지역구 내 시의원들도 당선이 무효가 될 상황에 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박민> 선거법 위반 재판에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이 한꺼번에 연루된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판이 커진 듯합니다. 지금 선거법에 연루돼 재판 중인 시의원들은 누구누구예요?

◆ 홍민호> 전주 완산구 효자동 시의원인 박형배, 이미숙 의원, 전주 완산구 서신동 시의원인 정섬길 의원이 이상직 의원과 함께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로서 대량해고 책임론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치고 탑승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박민>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고 있으면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 사건의 데자뷔 같습니다?

◆ 홍민호> 네, 지난 2014년에도 이상직 의원은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공직선거법위반혐의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받은 사실이 있습니다. 이상직 의원은 19대 총선을 앞둔 2011년 말 중학교 동창과 공모해서 지인 명단을 작성, 수집하고 전화 착신전환 신청, 경선 선거인단 등록 권유 등의 방법으로 경선운동을 한 혐의, 또 이스타항공 회사 직원에게 선거사무소 내 자원봉사자 관리 등을 하게 한 혐의를 받았었습니다. 당시 검찰은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는데요. 최종적으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아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 박민> 검찰은 벌금 300만 원을 구형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벌금 80만 원을 받아 가까스로 의원직을 유지했다는 건데. 이번엔 무려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습니다. 언뜻 보면 비슷한 혐의인 거 같은데 그때는 벌금 300만 원 지금은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네요?

◆ 홍민호> 네, 이 부분을 비교하면 의아할 수도 있는데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지난 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이상직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도 당내 경선에서 거짓 응답을 권유하는 문자를 대량으로 살포 한 점, 언론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책자와 전통주 등 총 26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세 차례에 걸쳐 제공한 점, 종교시설에서의 불법 선거운동 및 반복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 등 혐의가 다양할 뿐만 아니라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 검찰 측 의견입니다. 또 이상직 의원이 공판과정에서 두 차례 불출석하고 혐의사실을 완강히 부인하였다는 점 또한 검찰이 구형을 정하는데 있어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보고 있고요. 이 때문에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 이상직 의원뿐 아니라 다른 피고인들에게도 중형이 선고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 박민> 검찰 역시 대규모 선거 게이트로 규정한 사안이에요. 측근들과 시의원들은 얼마나 구형을 받았나요?

◆ 홍민호> 이상직 의원과 함께 선거법 위반 행위를 공모하고 실행한 혐의로 기소된 측근과 시의원 중 다수가 실형을 구형받은 상태입니다. 이미숙 시의원은 징역 1년 6개월, 박형배 시의원은 벌금 500만 원, 단독범행으로 기소된 정섬길 시의원은 벌금 200만 원을 구형받았고요. 이상직 의원의 측근인 소모 씨, 황모 씨 등도 징역형을 구형받았습니다.

◇ 박민> 이상직 의원 측은 뭐라고 해명하던가요?

◆ 홍민호> 이상직 의원은 거짓 응답을 권유하는 문자는 측근이 우발적으로 저지른 개인적 일탈 행위라며 측근들과 공모하지 않았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의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서는 교회 내에서 선거운동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참석한 주민들은 아파트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교회를 대관하였을 뿐이므로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 박민> 우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이상직 의원은 측근과 공모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죄라는 식으로 반론을 했는데요. 이 같은 반론이 제대로 먹힐 수 있을까요. 또 당시 벌금 80만 원을 선고한 법원이 이번엔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되는데, 유무죄, 선고 형량 등은 어떤 대목에서 갈릴 거로 보세요?

◆ 홍민호> 법조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면 일단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부분이고요. 인정이 된다면 이상직 의원이 과거에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있다는 점, 당시 당내 경선과정이 치열했기 때문에 경선결과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 혐의가 중대하고 다양하다는 점 등이 주요한 양형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 박민> 다음 달 3일 1심 선고가 내려질 거로 보여요. 의원직 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 홍민호> 이상직 의원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고 확정이 된다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는데요. 그렇지만 이상직 의원이 항소하게 된다면 항소심 재판이 열리게 되고 그러면 선고가 확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 의원직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요. 결국엔 대법원까지 선고 결과가 나와야 의원직 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 박민> 어디까지 검찰 구형이고 1심 선고에선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음을 전해드리고요. 그런데 이상직 의원은 이스타항공 문제도 남아있어서 관련 소식들은 계속 챙겨봐야겠습니다. 이상직 의원 구형 소식 홍민호 변호사와 짚어봤네요. 변호사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홍민호> 네, 감사합니다.

추천기사

스페셜 그룹

전북 많이본 뉴스

중앙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