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첫발...롯데의 컨벤션·호텔 '첩첩산중'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첫발...롯데의 컨벤션·호텔 '첩첩산중'

"롯데 특혜, 시민 의견 부재" 논란
대한방직 시나리오와 중복 문제도

종합경기장 전경.

 

전북 전주시와 롯데쇼핑이 종합경기장 내 개발의 첫발을 내디뎠다.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내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백화점 건립 사업과 관련해 다음 주 전라북도에 지방재정 투자사업 타당성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히면서 첫 번째 행정절차를 본격화했다. 그러면서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백화점을 건립해 지역경제의 파급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반복된 롯데와의 특혜 논란과 시민 의견 부재 등 전주종합경기장을 둘러싼 갈등 요소가 여전한 데다, 논의 중인 대한방직 활용 시나리오와도 내용이 겹쳐 개발 과정에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반복되는 "롯데 특혜" 논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는 20일 논평을 통해 "롯데와의 특혜 의혹을 불러일으킨 점, 전라북도와 전주시의 갈등으로 컨벤션 건립을 위한 국비를 반납해야 했던 점 등을 놓고 볼 때 송하진 도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정책위원장은 "김승수 전주시장이 '종합경기장 건립을 재정사업으로 하겠다'고 공약한 뒤 당선된 이후 임대방식으로 약속을 지켰다고 하는 건 정치적인 약속 위반"이라고 말했다.

김완주 전주시장 시절인 지난 2005년, 전주시는 전라북도와 무상으로 전주종합경기장 소유권을 넘겨받는 양여(讓與)계약을 체결했다. '전주 컨벤션 복합시설 및 대체시설 건립방안'을 담는 조건으로 전라북도 소유 재산을 전주시가 받는 계약이었다.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김승수 전주시장.

 


송하진 전주시장(현 도지사) 때인 2012년 종합경기장 이전과 전시 컨벤션 건립을 각각 민자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한 사업자로 롯데쇼핑과 협약을 체결했다.

2015년 김승수 전주시장은 지역 상권 붕괴 등의 우려를 들며 쇼핑몰 입점에 반대, 사업을 재정사업으로 변경하면서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송하진 도지사가 도의회에서 "종합경기장을 환수할 수도 있다"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던 상황에서 김 시장은 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주시는 소상공인을 비롯한 지역사회의 반대 의견에 부닥치자 부지 재생사업으로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 롯데쇼핑과의 협상을 통해 기부 대 양여 방식을 임대방식으로 변경했다.

◇대한방직 개발과 중복성 문제

전주시 계획에 따르면 종합경기장 부지는 크게 △정원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 △미식의 숲 △MICE의 숲 등 크게 다섯 주제로 조성된다.

롯데쇼핑이 종합경기장 5개 테마 숲 중 하나인 MICE 숲에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을 지어주고, 그 대가로 종합경기장 일부 부지를 임대해 백화점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2019년 김승수 전주시장이 전주종합경기장 개발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전주시 제공

 

이 중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의 건립은 전주시를 넘어 전라북도의 숙원 과제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세계발효식품엑스포, 전주한지축제 등 굵직한 전시 수요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그간 장소가 없었다. 당시 송하진 시장과 현 김승수 전주시장도 전주종합경기장 내 컨벤션과 호텔 건립을 추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컨벤션과 호텔 문제가 해결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난해 11월 옛 전주시 대한방직 부지 활용 방안을 논의한 시민공론화위원회가 워크숍을 통해 시나리오 세 가지를 발표했다.

3가지 안 모두 컨벤션과 호텔, 공원, 거주 시설이 포함됐다.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3일 시나리오 3가지를 놓고 시민참여단 120명과 함께 숙의토론회를 열고 최종 결과를 발표한 뒤 조만간 전주시와 토지소유주인 자광에 권고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김남규 정책위원장은 "대한방직과 전주종합경기장에서 각각 컨벤션과 호텔을 건립하는 건 양립할 수 없다"며 "시장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사업을 시작하면 다른 쪽은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작 공론화위원회는 종합경기장 개발에 필요한 상황"이라며 "내년도 정부의 재정투자심사가 가장 큰 산인데 1년이라는 남은 시간동안 토론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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