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활동가 산파역 <길 위의 청년학교>를 아시나요?

청년활동가 산파역 <길 위의 청년학교>를 아시나요?

  • 2021-03-03 10:44

100% 시민 후원으로 혁신가 양성 나서
사업 따라 움직이며 지역에 ‘치고 빠지는’ 경우도
지속가능한 삶, 자립 환경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목표

■ 방송 : 전북CBS 라디오 <사람과 사람=""> FM 103.7 (17:05~18:00)
■ 진행 : 박민 참여미디어연구소장
■ 대담 : 정건희 길위의청년학교 교장

길위의청년학교 제공

 

최근 군산에선 지역의 혁신을 이끌 청년 활동가들을 키우는 일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른 바 <길 위의="" 청년학교="">란 곳인데, 지역에 뜻 있는 분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청소년자치연구소장이자 길위의청년학교 정건희 교장선생님 연결합니다.

◇ 박민> '길 위의 청년학교'란?

◆ 정건희> 저는 오래 전부터 청소년 활동 운동가로 일했고요, 갈수록 이 분야에서 일할 활동가들을 찾기가 어려워졌어요. 국가사업은 역설적으로 커지고 있는데 현장에서 실제 인권과 참여, 진로 등을 기반으로 하는 활동가들이 적더라고요. 그래서 이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고 훈련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청소년 지원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활동가들을 양성하는 기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박민> 공교육 현장에서 진로 교육 등을 한다고는 하지만 정작 지역에서의 다양한 삶을 경험할 만한 공간이나 기회는 부족한 것 같아요.

◆ 정건희> 십대 청소년이 되는 순간, 학교나 학원을 제외하고는 지역에 살아가는 시민의 한 존재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그저 입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적 통념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싶고요.
저희가 꿈꾸는 건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중심으로 사회 변화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환경을 만들고 자립하도록 하는 게 미션이에요. 교회로 치자면 작지만 힘 있는 개척교회이자 목회자를 양성하는 일인 거죠. 저희는 종교활동과는 무관하고요. 일단 지역 기반의 공간을 마련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 박민> 활동가라는 개념이 생소한데, 기존에 시민사회운동가 등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 정건희> 유사할 수 있지만 많이 다르죠. 시대적 환경도 많이 달라졌고. 저희가 말하는 활동가는 예전처럼 어느 한 사람이 ‘날 따르라’ 하는 방식으로 하진 않고요. 뜻과 이상, 가치를 사회에 안내하고 시민들과 함께 그 일을 만들고 추동하는 사람들을 말해요. 저처럼 풀타임 활동가도 있지만 자신만의 업(業)을 갖고 병행하는 분들 역시 활동가라고 하고 있습니다.

◇ 박민> <길 위의="" 청년학교="">에선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나요?

◆ 정건희> 이미 1년 동안 시범 운영해서 보완한 상태이고, 현재는 매주 연구회를 열어요. 청소년 활동론, 청소년 개발론 등을 공부하기도 하고 청년들 자체가 이전/이후의 삶에 대해 혼란스러울 때잖아요. 더군다나 직장으로의 취업을 목표로 하는 건 아니니까 자기 삶에 대한 확고한 의지, 비전 등이 필요하고요. 그러한 고민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어요. 매달 세미나도 열고요. 홍보, 네트워크, 글쓰기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초대해서 강의도 듣고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과정도 같이 하고 있어요. 올해부터는 네팔 등 제3국 청소년들과의 연대 활동도 진행하고 있고요.

길위의청년학교 제공

 

◇ 박민> 민간에서 뜻 있는 분들이 운영 지원을 해주신다고요.

◆ 정건희> 100퍼센트 시민들의 후원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원래 재작년에 기획한 일이고 작년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청소년자치연구소나 달그락달그락 위원님들 그리고 지역 이웃들이 알음알음 많이 후원해주셔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 박민> 공적 지원에 기대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단체들이 많은데, <길 위의="" 청년학교="">는 그런 고민 전혀 안하나요?

◆ 정건희> 역설적으로 공적 기관이나 프로젝트를 받기 시작하면 원래 꿈꿨던 일들을 추진하기 어려워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공적인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나 청소년들이 꿈꾸고 희망하고 지역사회 변화를 위한 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가운데에서 기반을 만들고 이후에 어떤 프로젝트 등을 진행해 가는 게 맞지, 그런 과정 없이 무조건 프로젝트를 위한 사업부터 하게 되면 오히려 처음 추구했던 가치나 내용에 위배되는 일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논의하면서 청소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박민> 자칫 본말이 전도될 수 있다?

◆ 정건희> 네네

◇ 박민> 요즘 지역에서 대기업 투자로 로컬 사업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건희>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여러 지역의 청년들을 만나보면 일종의 ‘치고 빠지는’ 경우가 많아요. 프로젝트나 돈 되는 일이 있어서 지역에 들어와서 잠깐 하다가 지원이 끊기면 다시 나가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지역과 전혀 무관하게 프로그램만 진행하는 경우인데, 그럼 지역사회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요. 그래서 저희가 꿈꾸는 건 지역에 살아가며 지역을 움직일 청년들이 필요한 거지, 단순히 프로젝트나 공부해서 (사업으로) 내보내는 수준의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 박민> 청년을 지역의 주인, 지역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주체로 인식하는 접근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끝으로 나누고 싶은 말씀은?

◆ 정건희>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단지 입시나 취업의 대상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10, 20대들도 지역에서 삶을 살아내야 하는 똑같은 시민으로 존중해줘야지, 인구 늘리기 대상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보고요. 지역에서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존중감, 이런 환경이 만들어지면 떠나라고 해도 떠나지 않을 것 같아요. 문제는 청소년들은 20살이 되면 지역을 무조건 떠나야 할 공간으로 여기고 있고 청년들은 자꾸 일자리를 이야기하는데, 그럼 서울로 가서 정말 좋은 일자리를 가졌냐 하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죠. 그들이 꿈꾸는 지속가능한 환경, 인식부터 만들어가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 박민>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건희>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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