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김영란법 위반 의혹'…끊이지 않는 '농촌 기자' 논란

'겸직·김영란법 위반 의혹'…끊이지 않는 '농촌 기자' 논란

임실 A기자, 법인 사무국장 겸 문화기획자
2천여만원 인건비, '겸직 금지 위반' 의혹
"1회 백만원, 연 3백만원 제공 금지" 시각
A기자 "프리랜서 기자, 활동에 문제 없다"

임실전경. 임실군 제공

 

법인을 통해 자치단체로부터 인건비를 지급받은 농촌의 한 기자를 둘러싸고 시시비비가 사그라들지않고 있다.

'지역 기자'가 법인 활동비 명목으로 자치단체로부터 월급을 받아온 과정을 두고 지침 위반 여부를 비롯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전북 임실군에서 모 인터넷신문 홈페이지에 발행인으로 등재된 A(57)기자는 자칭 사내이사이면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6월 설립된 사단법인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에서 2015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사무국장 겸 문화기획자를 맡았다.

이 단체는 아마추어 동호회의 문화예술 활동과 다양한 교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전라북도와 임실군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해 지원된 활동 예산은 도비 3천815만원에 군비 7천85만원을 더해 총 1억9백원에 달한다. 항목별로는 동호회 활동 지원에 3천140만원, 사회공헌 1700만원, 어울림한마당 840만원, 댄스페스티벌 720만원, 산골음악회 110만원 등이다.

눈에 띄는 항목은 보조인력 인건비. 전체 예산의 30%인 3천230만원이 편성됐고 이 중 2800만원이 A기자 앞으로 들어갔다. 지역민에게 거둔 세금이 고스란히 A기자에게 꼬박꼬박 230만 원가량의 월급으로 지급되고 있었던 것이다. 임실군은 수년간 2760만 원씩의 인건비를 A기자에게 지급했다.

9년만인 지난해 7월에서야 A기자에 대한 말이 돌기 시작했고 같은 달 28일 단체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A기자를 사무국장에서 이사로 변경했다. 단체의 또 다른 직원이 A기자를 대신해 사무국장 자리를 앉았다.

쟁점은 '복무 시 준수사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출범 당시 지침에는 '복무 시 준수사항'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성실의 의무와 직장이탈 금지, 친절 공정의 의무, 종교 중립의 의무, 청렴의 의무, 정치 운동의 금지와 함께 겸직 금지 의무가 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직무는 수행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복무 관리의 기본원칙은 지방공무원 복무 규정을 준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2020년 지침에는 '복무 시 준수사항' 항목이 없다. 전라북도는 "2020년 지침을 보면 2013년에 있던 내용이 삭제됐다"며 "임실군의 감사 결과를 본 뒤 합당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라북도처럼 '복무 시 준수사항' 삭제로 본다면 불법 증여와 향응을 비롯해 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를 하다 적발돼도 지침을 어기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삭제가 아닌, 생략으로 본다면 지침 위반으로 직결된다. 임실군은 사단법인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에 지원된 예산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 임실군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따라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침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란법 위반 의혹'도 쟁점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언론사 기자가 문화예술단체 문화기획자로 근무하면서 임금(보조금)을 받는 것은 부정청탁금지법에 위반될 소지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사 기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1회 100만원, 연 3백만원 (취업)제공을 받으면 안 된다"며 "예외 사유 규정이 있지만 법 취지가 '공정한 직무수행 확보'라서 가급적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A기자는 "언론사의 사내이사이면서 '프리랜서 기자'로 근무를 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정당하게 동호회 업무를 맡았고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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