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기자가 발행인으로 등록된 인터넷 신문 메인화면. 홈페이지 캡쳐
법인을 통해 자치단체로부터 인건비를 받은 농촌의 한 기자가 채용 공고도 없이 계약을 유지한 정황이 제기됐다.
넉달짜리 단기계약으로 채용된 뒤 무려 6년이나 계약이 유지됐지만 이 과정에서 행정상의 채용 공고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임실군에서 모 인터넷신문 홈페이지에 발행인으로 등재된 A(57)기자는 자칭 사내이사이면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 6월 설립된 사단법인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에서 2014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사무국장 겸 문화기획자를 맡았다.
A기자는 임실군으로부터 6년간 2760만 원씩의 인건비를 받았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230만 원 수준이다.
A기자 채용된 건 지난 2014년 8월 공고를 통해서다. 당시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는 임실군 홈페이지를 통해 ' 문화기획자' 1명을 뽑는 공고를 올렸다.
근무기간은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인 4개월이며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를 근무 시간으로 정했다.
그런데 A기자는 지난해 7월까지 6년간 근무를 이어갔다. 그사이 임실군청 홈페이지에 올라온 채용 공고는 없었다.
지난해 7월 A기자에 대한 말이 돌기 시작했고 같은 달 28일 단체는 운영위원회를 열어 A기자를 사무국장에서 이사로 변경했다. 단체는 채용 공고를 내고 새 사무국장을 뽑았다.
임실군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문화기획자' 채용과 관련해 2014년 채용공고를 보면 근무시간이 2014년 9월~12월(4개월)로 정하고 있다. 임실군 제공
'생활문화예술동호회 활성화사업 추진지침'에도 보조인력의 채용기간은 '사업 기간 내'로 규정하고 있다.
사업이 1년 단위에 맞춰 전라북도와 임실군의 예산이 편성되기 때문에 보조인력의 채용기간 역시 사업 기간 내인 1년으로 해석할 여지가 크다.
임실군 관계자는 "그냥 꾸준히 계약을 연장한 것 같다"며 "감사를 하고 있으니까 채용 연장과 관련한 문제가 있는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A기자는 6년간 법인 사무국장 겸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며 예산을 월급으로 지급받은 점을 두고 '겸직 금지 의무'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임실군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일부 법조계에선 A기자의 '취업 제공'에 대해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언론사 기자는 직무 관련 여부와 상관없이 1회 100만원, 연 3백만원 (취업)제공을 받으면 안 된다"는 시각에서다.
이와 관련해 A기자는 "언론사의 사내이사이면서 '프리랜서 기자'로 근무를 하는 것이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정당하게 동호회 업무를 맡았고 수행했다. 근무 시간 지켜가면서 일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에 계약 유지'와 관련한 추가 입장을 묻기 위해 A기자에게 수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