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웃을 일" 섬진강 수해 원인 결론에 피해주민 반발

"소가 웃을 일" 섬진강 수해 원인 결론에 피해주민 반발

26일 남원서 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
"댐의 구조적 한계, 하천 정비 부족 등 복합적 원인" 결론
피해 주민 "사전 방류 미흡이 원인, 책임 회피용 맹탕"
피해 구제 범위 두고 정부와 주민 첨예한 갈등 우려

26일 남원서 열린 섬진강댐 하류 지역 수해 원인 조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피해 지역 주민들이 용역 결과가 부실하다며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최명국 기자26일 남원서 열린 섬진강댐 하류 지역 수해 원인 조사용역 최종보고회에서 피해 지역 주민들이 용역 결과가 부실하다며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최명국 기자
지난해 8월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 등 섬진강댐 하류 지역의 수해 원인을 분석한 최종 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26일 전북 남원시 금지면 문화누리센터에서 '섬진강댐과 주안댐 하류 수해 원인 조사협의회 최종 용역 정기회의'가 열렸다.

이날 한국수자원학회 등 용역사는 지난해 섬진강댐 하류 수해 원인에 대해 "댐의 구조적 한계, 댐 관리 미흡, 하천의 예방 투자 및 정비 부족 등의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면서 "국가는 기술적, 사회적 제약 등으로 인한 운영 및 관리의 한계는 있으나 홍수 피해의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정부에 대해선 "국가는 홍수로 인한 국민의 재산과 정신에 피해를 야기했으므로, 그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는 방향으로 그 폭을 넓혀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원과 구례 등 섬진강 하류 주민들은 "정부와 한국수자원공사의 책임 회피용 맹탕보고서"라고 반발했다.

댐 사전 방류 미흡 등 정부 책임을 애매하게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날 수해 원인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린 남원 금지면 문화누리센터 앞에는 피해 지역 주민들이 모여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두루뭉술한 용역 결과를 내놓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최종보고회장에 소를 몰고 왔다.

보고회장에 참석한 피해 지역 주민대표와 일부 전문가들은 용역 결과 및 진행 과정이 수해 원인 실체에 접근하는데 미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주민대표들이 수해 원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는 수해 원인 기여율에 있다.

수자원공사의 무리한 댐 방류로 피해가 컸다는 게 규명되면 주민들은 더 많은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용역 결과와 피해 주민 간 입장 차이가 커 국가 배상 범위 등을 두고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 피해 주민 간 첨예한 갈등이 우려된다.

앞서 피해 지역 주민들은 △사전 방류 미흡 등 댐 관리과 운영 문제에 따른 수해란 결론을 최종 보고서에 넣을 것 △하천 정비 예산의 종합대책에 반영 등을 용역사와 수해 원인 조사협의회에 건의했다.

한편 이번 수해 원인 조사 용역은 지난해 8월 수해를 본 용담댐과 섬진강댐 등 하류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부가 의뢰해 지난 1월부터 한국수자원학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토목설계 전문업체 ㈜이산이 맡았다. 조사협의회가 용역 전 과정을 자문·감독했다.

조사협의회는 중앙정부와 자치단체 추천 전문가, 피해주민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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