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 우석대 석좌교수. 우석대 제공우석대학교 서승(교양대학) 석좌교수가 19일 현대중국학회 2021 추계 학술대회에서 한·중·일 상호인식에 대한 기조강연을 펼쳤다.
우석대학교 동아시아평화연구소와 현대중국학회·메이지가쿠인대학 국제평화연구소가 주최하고 현대중국학회가 주관한 이날 학술대회는 '반중정서의 확산, 어떻게 볼 것인가?-한국과 일본의 경우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우석대학교 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서승 석좌교수는 이날 '나의 중국-동아시아의 시각으로'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서승 석좌교수는 "중국이 일본보다 더 나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는 중국으로부터 많은 문화를 이어받았을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의 근대사 속에서 우리와 같이 제국주의 침략을 받으면서 함께 항일투쟁을 해온 중국과 식민지 지배를 하고 해방 후에도 우리에게 냉전체제를 강요하고, 그 죄과를 제대로 청산하지 않으려는 일본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승 석좌교수는 "중국의 경제발전과 대국화에 따라 중국어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지만 21세기 초의 '동북공정'과 '사드배치'를 계기로 한국에서의 중국 인식은 급속도로 악화됐다"며 "여기에는 경제적 급성장이나 대국화에서 오는 갑질이나 자본주의적 상식에 맞지 않는 상도덕에 따르는 중국 측의 문제도 있지만, 소련의 붕괴로 '중미 준군사동맹 체제'의 유효성이 소멸하고, 중국이 미·일의 경쟁국으로 대두하면서 야기된 미국의 중국경계론이나 일본의 보수화에 따르는 제국의식의 부활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중국 인식 변동에 대해 서승 석좌교수는 "'우리에게 중국이 무엇인가?'라는 인식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눈앞의 정치적·경제적 이해득실에 우왕좌왕해온 탓도 있는 것 같다"며 "그 핵심에는 중국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인식의 미숙과 아편전쟁 이후 근대 동아시아 반제 민족해방운동의 맥락 속에서의 공동 운명과 투쟁에 대한 인식의 결여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서승 석좌교수는 "중국은 지금 초대국의 자리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제3기의 시진핑 체제에 접어들어 가려 하고 있으나, 홍콩 사태나 타이완의 도전, 티베트·위구르 문제를 안고 '국가성'의 확립에 고심하고 있다"며 "'중국몽'과 같은 일국적이고 모호하고 아메리칸 드림의 번안과 같은 구호 말고, 중국은 '동아시아의 민족해방투쟁 중추'와 '세계 약자의 지지자'로 더욱더 분명하게 자리매김하고, 한국에 대해서는 일본이 걸어온 길과 다른 선택지가 있음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추계 학술대회는 1세션 '반중정서의 양상과 원인-정치·외교·경제'와 2세션 '반중정서의 양상과 원인-사회·문화·역사', 종합세션 '한·일에서의 반중정서 극복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한·중·일 석학들이 나서 발표와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