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에서 열린 <호남 최초 교회터 고증을 위한 학술세미나> 현장. 이 자리에서 김경미 교수는 은송리 교회의 위치가 현 완산칠봉 옆 명륜맨션 인근 부지라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호남 최초의 교회이자 전주 서문교회의 전신인 은송리 예배당의 정확한 위치가 현재 명륜맨션이 자리한 곳 인근 부지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전주시기독교연합회 등은 24일 전주기독교근대역사기념관에서 <호남 최초 교회터 고증을 위한 학술세미나>를 열고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명륜맨션 인근 언덕이 은송리 예배당의 위치라는 연구 내용을 발표했다.
은송리 교회는 구약 성경을 번역하고 전주 신흥중·고등학교를 세웠다고 알려진 레이놀즈 선교사의 어학선생이었던 정해원이 구입해 예배 처소 겸 집으로 삼은 공간으로, 선교사들이 올 때까지 전주 지역에서 기독교가 전파된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전북 전주뿐 아니라 호남 전체에서 개신교가 처음 전파된 공간이자, 선교사들이 처음 거주하며 첫 선교지부를 만든 공간인 은송리 예배당은 호남 기독교인들의 오랜 관심의 대상이었다.
은송리 예배당의 정확한 위치가 어디였느냐도 오랜 논쟁의 주제였다. 지금껏 은송리 예배당의 정확한 위치에 대해선 두 가지 견해가 주를 이뤘다.
첫째는 전주시 완산구 동완산동의 '행운슈퍼 옆 공터'로, 초기 서문교회 성도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정한 공간이었다.
두 번째는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의 '좋은교회 옆 밭'으로 구한말 선교사들이 전주에 입성할 당시의 도로망과 풍습 등 문화 지리를 근거로 추정한 곳이었다.
고종 11년인 1874년 당시 전라북도 관찰사였던 이완용이 완산의 상황과 어명 수행 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어람용 지도인 '완산도형'. 김경미 교수 논문 중 캡처이날 은송리 예배당의 세 번째 위치로 제기된 '명륜맨션'은 김경미 전주대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가 발표한 논문을 근거로 한다.
김 교수는 <「완산도형」에 구현된 초기 개신교 전주스테이션 공간 연구>라는 논문에서 현재 완산칠봉 인근 명륜맨션이 세워진 곳 인근 부지가 선교사들이 전주선교지부를 세우고 복음을 전파했던 미국인점옥처의 위치였다고 말하며, 그 중 가장 높은 언덕에 자리한 초가가 은송리 예배당이라고 지목했다.
김 교수는 고종 11년인 1874년 조선 왕실의 발원지라고 평가된 완산 성역화를 위한 조사 사업에서 당시 전라북도 관찰사였던 이완용이 완산의 상황과 어명 수행 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작성한 어람용 지도인 '완산도형'에 기록된 선교사들의 거주 공간과 당시 선교사들의 기록을 오늘날의 위성지도 등과 비교해 완산에 세워진 선교지부 건물이 8채였다는 사실까지 밝혀냈다.
김경미 교수가 자신의 논문 <「완산도형」에 구현된 초기 개신교 전주스테이션 공간 연구>에서 지목한 전주 선교지부의 위치. 김 교수는 제일 높은 언덕에 있는 초가를 은송리 교회라고 지목했다. 김경미 교수 논문 캡처김 교수의 연구는 구술 증언과 시대상에 대한 추정만으로 지목됐던 은송리 예배당의 위치를 선교사 문헌 뿐 아니라 한국 문헌을 통해 발견했다는 점과 전주의 고지도와 현대 위성지도, 항공 사진 등을 총동원해 얻어낸 결과물로 역사적 신빙성과 설득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주제 발표에 나선 이대근 광신대학교 교수는 "지금껏 은송리 예배당의 위치는 증언 등으로만 추정됐다"며 "선교 문헌과 일본의 문헌에 더해 한국 정부(대한제국)의 문헌을 통해 은송리 예배당의 위치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송리 예배당은 선교사를 중심으로 복음이 전파됐던 시기에 정해원이라는 조선인을 중심으로 복음이 전파되어 그 역사적 가치가 더욱 뚜렷하다고"고 말했다.
연구자인 김경미 교수 또한 "은송리 예배당에 대한 연구를 하며 이곳이 역사적 가치 뿐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훌륭히 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근대 역사의 흔적을 여럿 남기고 있는 전주시의 다른 명소들과 연결시키면 아주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