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생겼으니 건강검진 받아야죠"…민생쿠폰 첫날 대기 행렬

"여유 생겼으니 건강검진 받아야죠"…민생쿠폰 첫날 대기 행렬

전 국민 1인당 15~50만 원 지급
주민센터 대기자로 '북적'…한적한 은행과 대비
주로 고령층, 서류 미비 등 발걸음 돌리기도

21일 민생쿠폰 발급 첫 날 전북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 모습. 심동훈 기자21일 민생쿠폰 발급 첫 날 전북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 모습. 심동훈 기자"손주 맛있는 거 사줘서 좋죠."

전 국민에게 1인당 15~50만 원을 지급하는 '민생회복지원금' 신청이 시작됐다.

전북 지역 주민센터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서둘러 민생회복지원금을 받기 위한 대기자들로 북적였다.

오랜 기다림 끝 환한 미소…주민센터 '북적'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주민센터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처에 찾은 것은 발급 첫날인 21일 오전 11시쯤.

주민센터는 지원금을 신청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모인 사람들로 북적였다. 저마다 신원 증명을 위한 신분증과 대기표를 손에 꼭 쥔 채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용·체크카드와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등 민생회복지원금을 받는 다양한 방법 중 선불카드 발급이 가능한 주민센터엔 상대적으로 고령층이 줄을 이었다.

서신동 거주자 A(50대)씨는 "체크카드로 받으려면 페이를 써야 한다고 한다. 페이 사용법을 잘 몰라서 선불카드로 받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민생회복소비쿠폰 안내 문구. 심동훈 기자민생회복소비쿠폰 안내 문구. 심동훈 기자또 다른 서신동 거주자 B(70대)씨도 "다른 방법으로 하면 어렵고 불편하다"며 "주민센터로 가서 선불카드로 받는 게 편하다고 들어서 여기로 왔다"고 설명했다.

현장엔 거동이 불편한 가족의 지급 신청을 도와주려 함께 센터를 찾거나, 현장 방문이 어려운 배우자나 부모님의 지원금을 대신 수령하기 위해 위임장을 들고 온 시민도 있었다.

오랜 기다림 끝. 소비쿠폰을 발급받고 나온 시민들의 표정엔 웃음꽃이 피었다.

B씨는 "이걸로 손주 장난감이나 과자를 사주고 생활비에 좀 보태려고 한다"며 "경제가 한동안 어려웠는데 나라에서 이렇게 준다니 참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C씨는 "요새 과일이 비쌌는데, 이걸로 내가 좋아하는 참외 사먹으려 한다"며 웃으며 "여유가 좀 생겼으니 병원도 가서 건강검진도 받고 내시경도 할 거다"라고 말했다.

은행 오전 대기자 0~3명 '한적'…발걸음 돌린 시민들도

소비쿠폰 발급을 위해 대기자들로 붐벼있던 주민센터와 달리 은행은 한적했다.

지류형 대기표가 나오는 기계 알림창엔 '대기자 0명'으로 표시되는가 하면, 은행에 방문한 이들을 위해 마련한 소파엔 누구도 앉아있지 않았다.

전주 효자동의 W은행 '민생회복 소비쿠폰' 담당자는 "사람이 일부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전 간 2분의 어르신만 발급하고 가셨다"며 "다음 주에는 출생년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제를 적용하지 않아 꽤 많은 사람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효자동 W은행 인근 3곳의 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명도 방문하지 않거나 단 한 명만 방문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아갔다.
21일 민생쿠폰 발급 첫 날 전주시 효자동의 W은행 모습. 김대한 기자21일 민생쿠폰 발급 첫 날 전주시 효자동의 W은행 모습. 김대한 기자M은행 관계자는 "저번주에는 전화로 많은 분이 문의를 주셨는데, 실제 방문자는 없었다"며 "앱 사용이 불편하신 분들은 은행에서 체크카드를 지급받기보단, 주민센터를 통한 선불카드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리 수령을 위한 위임장이나 구비 서류를 갖추지 못했거나, 출생 연도에 따라 신청 기간이 다른 점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방문했다가 발걸음을 돌린 시민도 있었다.

신청 첫 주에는 출생년도 끝자리에 따라 요일제를 적용한다. 끝자리가 1과 6인 국민은 월요일 2와 7은 화요일, 3과 8은 수요일, 4와9는 목요일, 5와 0은 금요일이다.

효자동 K은행에 방문했다가 발걸음 돌린 C(50대)씨는 "은행이나 주민센터를 가면 된다고 해서 왔는데 발급받지 못했다"며 "수요일날 다시 오라고 해서 그때 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신동 주민센터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출생 연도에 따라 신청일이 다른 것을 모르고 오셨다가 발걸음을 돌리셨다"며 "어르신들이 더운 날씨에 고생 안 하시게 2주 뒤에 다시 오실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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