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재난예경보 '수상한 전화번호'…과기부 조사 착수

전북도 재난예경보 '수상한 전화번호'…과기부 조사 착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난방송 번호 변작 승인 사실 없어"
'중국 번호' 등 발신 경위, 정부 주무 부처 조사 착수
번호 변작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주로 이용
전라북도 자체 정밀분석, 재난방송 서버에 수상한 전화번호 수백개

재난예경보시스템 서버재난예경보시스템 서버
전라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에 임의로 설정된 발신번호와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번호 변작의 실체와 책임소재 규명을 위한 조사에 나섰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 전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의 총체적 부실 의혹에 정부 주무부처가 사실 규명에 나선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과기부는 번호를 변작해 재난예경보에 차질을 빚게 한 주체를 밝혀 법적 제재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전북도가 재난예경보시스템의 발신번호 변작 승인 여부를 질의한 데 대해 과기부는 "승인 사실이 없다"고 알려왔다.

주무부처에서 번호 변작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서 그 배후와 함께 의도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전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 서버가 있는 도민정보시스템실전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 서버가 있는 도민정보시스템실
앞서 전북도가 재난예경보시스템 서버에 대한 자체 정밀 분석(포렌식)을 실시한 결과, 수백 개의 임의 전화번호가 발견됐고 임의 번호를 사용한 재난예경보 가운데 수백 건이 제대로 송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로 사용된 전화번호 중 일부는 중국에서 쓰는 번호로 알려졌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가상의 전화번호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당초 임의 전화번호를 설정한 주체를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라북도는 지난 2016년 전북도 재난예경보시설 통합·연계시스템을 구축한 A통신기기 업체를 의심하고 있다.

전북도 재난예경보시스템상 재난예경보 방송을 일선 시·군에 내보내기 위해선 단 한 개의 전화번호만 필요하다는 것이 전라북도의 입장이다.

전북도로 인식된 공식 전화번호를 통해 해당 시·군이 재난예경보를 받는 것은 물론, 이를 토대로 시·군 재난예경보 서버와 전라북도 간 연계가 가능해서다.

단일 전화번호는 전북도와 시·군 간 약속인 셈인데, 수백 건의 임의 전화번호가 존재한다는 것은 재난상황 때 주민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원활한 예경보를 무력화시킨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과기부는 정확한 사실관계와 번호 변작의 주체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중앙전파관리소에 맡겼다.

중앙전파관리소는 전북도 재난예경보가 KT 크로샷(대량 문자 메시지 전송 서비스)을 거쳐 발송되는 만큼, KT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전화번호 변작은 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등 각종 범죄행위에 이용돼 왔으며 이번처럼 공공기관의 재난예경보 서버에서 임의 전화번호가 설정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는 "재난예경보와 관련해 발신번호 변작은 처음 있는 일이다. 사실관계 파악을 통해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적용 가능한 법령을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했다.

전북도는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번호 변작 주체에 대한 법적 조치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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