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NO, 기저귀 차라" 코로나 진료소 갑질, '사과 필요없다'는 전주시 인권위, 왜?

"화장실 NO, 기저귀 차라" 코로나 진료소 갑질, '사과 필요없다'는 전주시 인권위, 왜?

전주시 인권위, 가해자 사과와 피해자 보호 결정 뒤집어
가해자 이의신청 후 인권위 담당자 바뀌고 태세 전환
"피해자가 떼 쓴다고 다 들어줘야 하냐"는 조사관
애초 인정됐던 성희롱 건은 제외.. 고충위로 넘겨져
넘겨받은 고충위원회 위원장이 전주시 부시장
전주시 인권위가 독립기구? 시가 결재권.. 입김 의심
공무직 노동자는 공무원 앞에서 '을'.. 2차 가해 상황
수정 결정 후 가해자는 의기양양하게 보건소 현장 다녀
피해자들 삶은 엉망이 된 상태.. 시도 때도 없이 눈물

■ 방송 : 전북CBS <컴온라디오, 김도현입니다> (12:30~13:00)
■ 진행 : 김도현 (법무법인 영 변호사)
■ 출연 : 이세진 (전주시 공무직 노동자, 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 사무국장)
 
◇ 김도현> 코로나 폭발 국면 때 전주시 화산 선별진료소에서 벌어진 직장 갑질과 괴롭힘 사태. 이걸 조사한 전주시 인권위원회는 지난 6월에 "직원들이 가해자로부터 심각한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 성폭력 피해 등을 입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피해자 보호조치에 대한 권고사항을 전주시에 전달하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했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의 이의신청으로 재심의에 들어간 후에는 전주시와 전주시보건소장에게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권고하는 내용만을 담고, 피해자에 대한 사과나 지원 및 보호조치는 뺐습니다. 1차 조사 결과 때 인정했던 가해자 인권침해와 직장 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판단한 거구요. 또 1차 결정문에서 인정됐던 성희롱·성추행 사건에 대한 판단은 아예 제외됐습니다. 전주시 인권위 조사가 이렇게 갑자기 뒤집힌 상황, 지금부터 자세히 짚어봅니다. 오늘 방송도 전북CBS 노컷뉴스 유튜브 채널로도 시청하실 수 있으니까 함께 들어보시죠 전주시 공무직 노동자인 공공운수노조 전북평등지부의 이세진 사무국장이 지금 연결돼 있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세요.

◇ 이세진> 네 안녕하세요.

◇ 김도현> 저희가 저번에 인터뷰한 게 두 달 반쯤 전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 주시 인권위가 이 문제다 조치가 필요하다 이렇게 밝혔었는데 다만 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서 우리가 인터뷰로 문제를 짚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주시 인권위가 아예 앞서 내렸던 결정을 뒤집었다는 건데, 이게 어떻게 뒤집힌 건가요?

◇ 이세진> 가해자가 인권위원회 결정에 이의 신청을 했고요. 인권위원회는 해당 이의 신청 내용을 대부분 인용한 결정문을 채택을 했거든요. 이의신청 결정문에서 최초 결정문에 인정했던 인권침해 직장 내 괴롭힘 사안들은 거의 대부분 부정하면서 일말의 책임마저 행위자는 없다고 판단을 한 거예요. 그리고 성희롱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명확한 것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거는 판단에서 제외시키고 제3의 기구에 넘겼고요. 행위자에 대한 조치도 주의 조치만 하고 인권교육 수강 정도로만 하고 전주시 보건소에 대한 권고 내용도 두루무술하게 정리를 하고 결정을 내린 거예요.  

◇ 김도현> 보통 이제 이의신청 과정은 어느 절차에는 다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의신청만으로 종전의 결정이 뒤집히는 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텐데요. 이번에 조사한 인권위 담당자가 1차 조사 때와 다른 담당자로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어요.

◇ 이세진> 네, 맞습니다. 우선은 2016년에 인권위가 생겼고요. 그 이후에 피신청인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최초의 사례인 거고요. 이의신청자가 서면으로 신청을 했다고 해요. 이의신청자의 서면들을 자료들을 그대로 인용을 했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요. 우선 피해자들이 거짓 진술을 했다는 의견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첫 사건을 담당했던 인권옹호관과 피해자들의 진술을 완전히 배제하고 처음 사건을 진행하면서 나왔던 진술 내용이라든가 녹음만 듣고 조사를 했다는 거예요.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이의신청자 중심으로 해서 피해자의 진술은 전혀 듣지 않고 조사를 했기 때문에 절차상의 하자도 있었지만,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판단을 해버린 거죠.

◇ 김도현> 이의신청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거나 제보를 새로 받은 거는 없어 보이고. 오히려 그냥 피신청인 이제 가해자라고 불리는 피신청인의 서면 진술에 서면 진술에 의존하고 이전에 조사했던 거를 같이 조사해서 결과가 뒤집혔다는 거죠.  

◇ 이세진> 네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 김도현> 그러면 전주시 인권위가 갑자기 태세를 전환하고 가해자 말만 듣고 이의신청을 받아들였다는 건가요.  

◇ 이세진> 저희 입장에서는 그래요. 우선은 저희가 3월에 접수를 하고 6월 중순경에 첫 결정문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이의신청을 하고 위원회가 열리고 결정문을 받은 것도 9월 초예요. 그것도 명절 바로 전날 주더라고요 이렇게 길어진 이유가 뭐냐 계속 항의를 하니까 부시장의 결재를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왜 이렇게 결제가 늦냐고 물을 때마다 부시장이 결재권자인데 결제가 아직 안 났으니 좀 기다려 달라라고 하는 거거든요. 인권위원회는 결정 과정이 독립적이어야 하고, 조례 규정상 독립적인 기구라고 하는데, 독립적이 아니라 전주시 또는 결제권자의 입장을 확인해야지만 문서가 나온다고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전주시의 개입이 있었다라고 저희는 합리적 의심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 담당했던 인권옹호관님이나 인권팀장님 같은 경우에는 때에 따라서 조사하는 과정에서 서운한 표현들을 하시긴 했지만, 피해자 탓으로 돌리거나 가해자 편을 든다거나 그런 행위들은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수정 결정문이 나오고 나서 저희가 항의를 했어요. 어떻게 이런 수정결정문이 나올 수가 있느냐 그랬더니, 새로 바뀐 담당관은 "너네들 질문하는 의도가 뭐냐. 피해자가 떼를 쓰면 다 들어줘야 되냐"라면서 가해자 중심주의의 인권 감수성이 전혀 결여된 발언들을, 사건을 새로 받은 인권옹호관이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 김도현> 그러니까 1차로 조사할 때의 인권옹호관은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을 했다면, 이번에 새로 바뀐 조사 담당자는 내가 피해자 얘기를 다 들어줘야 되냐 오히려 이런 식으로  

◇ 이세진> 너네가 떼를 쓰면 다 들어줘야 되냐 이렇게 얘기를 하니까요.  

◇ 김도현> 너네가 떼쓰면 다 들어줘야 되는 게 인권옹호관은 아니다, 이런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는 거죠. 그리고 이제 부시장의 결재도 인권위원회가 굉장히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기구여야 하는데 결재가 필요한 구조라면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직은 아니다. 독립 기구는 아니다, 이렇게 또 보고 계시는 거고요 부시장이 결재 안 하고 시장이 결재 안 하면 결정문이 못 나오네요.

◇ 이세진> 네, 못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나올 수가 없다.

◇ 김도현> 이렇게 결과가 뒤집힌 배경이 뭐라고 보십니까?

◇ 이세진> 저는 전주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나섰다고 봐요. 어쨌든 공무원과 공무직 노동자 관계잖아요. 가해자는 공무원 중에서도 팀장 관리자급의 팀장이었고, 공무원이 공무직한테 그럴 수도 있지라는 거. 그러니까 자기 식구 감싸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저희는 판단이 되는 거예요. 우리도 같이 자기들 식구인데 어쨌든 공무원이어서인 것 같아요.

◇ 김도현> 제 식구 감싸기. 전주시 인권위가 조례상 독립기구인데도, 공무직 노동자가 아닌 공무원 편을 들어준다 이렇게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 이세진> 저희는 그렇게 느낌이 들 수밖에 없죠. 왜냐하면 개입을 하고 있다고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공무원과 공무원 간의 갑질이나 괴롭힘 사건이 예전에도 한번 있었어요. 그런데 그 사건에 대해서는 대부분 다 인용이 됐단 말이에요. 이번에는 공무직 노동자를 향한 갑질 괴롭힘이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그거를 판단하는 과정에서는 첫 사건에서 첫 결정문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인용을 했지만 이의신청하는 입장에 대해서는 다 결과들을 뒤집었고, 그 결과를 뒤집는 과정에서도 결재권자인 부시장 이유를 댔고요. 그리고 성추행이나 성희롱 관련해서도 이거를 원래 조사하는 기구가 인권센터거든요. 그런데 그걸 안 하고 고충심의위원회라는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로 넘겨요. 넘기는데 고충심의위원회는 심의하는 기구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잘할 건지 예방 대책이나 이런 것들을 만드는 곳이거든요. 그런데 이제 막 내용을 보다 보니까 조례나 지침이나 규칙들을 보다 보니까, 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위원장이 부시장으로 되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어떤 것들도 우리 피해자들을 대변하려고 뭔가 조치들을 취하고 있는 게 아니라, 가해자 중심주의에 어쨌든 면피를 할 수 있는 모든 것들 방법들을 다 동원해서 하고 있다는 생각밖에 안 드는 거죠.

◇ 김도현> 전주시가 적극 개입을 해서 인권위 결정을 뒤집었다, 이렇게 보고 계십니다. 뒤집힌 결과를 접한 전주시 노동자들은 굉장히 분노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제가 걱정이 되는 건 2차 가해입니다. 이 공무직 노동자들이 좀 또 추가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또 용기 내서 신고하신 분들이 또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까 이게 걱정이 되는데 어떤가요?

◇ 이세진> 우선 조합원들 피해자들은 그 삶이 지금 다 엉망이에요. 약을 먹으면 잠도 잘 수 없고 시도 때도 없이 눈물 나오고 억울하고 분하고 참담한데 이걸 또 어디다가 다시 얘기할 수도 없는 상태인 거고요 팀장 과장들 눈치를 보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이제 어쨌든 자기네들 이야기를 하려고 어저께 기자회견을 했잖아요. 저는 참석하기 위해서 자기들 연차를 쓰고 나왔어요. 그런데 이제 어쨌든 전주시도 저희가 기자회견 한다는 것에 대한 건 알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연차 왜 쓰냐, 거기 가려고 하냐, 캐물으면서 피해자들을 계속 위축시키고 그런 사실들을 저희가 확인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수정 권고안이 나오고 나서부터는 안 했던 업무 지시들이 있다거나. 이게 느낌적인 거 있잖아요.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는 느낌을 계속 받고 있어요.

◇ 김도현> 이참에 다시 한번 공무직 노동자가 뭔지, 왜 이런 특수성이 있는지 직장 갑질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있는지 이런 것들을 한번 짚어주신다면요.

◇ 이세진> 공무원이 아니어서겠죠. 공무원이 아니고 공무직 노동자니까. 저희는 일할 때는 다 같이 같은 직원이고 같은 식구고 그렇게 했었는데 사건이 터지고 나니까, "너네 정말 힘들었겠다 고생했겠다" 그런 이야기는 없고, "그럴 수도 있지 너네가 좀 참아야지. 이렇게 사태를 끌고 가냐 그리고 그 팀장이 죽어야지만 이 사건을 끝낼래" 이런 단어들을 계속 피해자들한테 한다고 하는 것은, 우리와 감정을 공유하지 않고, 우리가 공무원이 아니고 공무직이기 때문에 이렇게 행동을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김도현> 일단 기본적으로 공무직 노동자들은 을이다. 이런 말씀이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이제 공무원들이 봤을 때는 너희들이 좀 참아야지 약간 이런 식의 발언들을 많이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가해자는 지금 굉장히 상태 좋으실 것 같은데 어떤가요  

◇ 이세진> 저는 진짜 놀라운 사실을 들었는데요. 가해자분은 어쨌든 좀 자숙 아닌 자숙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수정 권고문이 나오고 나서 그분은 전체 쫙 빼입고 보건소 현장을 돌아다녔다고 해요. 나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은 느낌이거든요. 저희들이 봤을 때는. 조합원 피해자들이 그 사람이 그렇게 쫙 차려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숨고 숨으면서 너무 위축되고 두려움을 느꼈다라고 하고 있어요.

◇ 김도현> 눈치를 엄청 보셨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가해자가 의기양양한 모습이라면.

◇ 이세진> 맞아요. 네

◇ 김도현> 앞으로의 대책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이세진> 피해자들 어쨌든 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모든 조치를 다 할 거고요 노동부에도 직장내 괴롭힘의 판단을 다시 물을 겁니다. 그리고 전주시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나 이 사건을 바로잡고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 고통받지 않게 끝까지 싸울 계획입니다.

◇ 김도현> 힘내세요. 정말 힘내시구요. 노동자들 피해자분들이 더 이상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함께해 주셔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세진> 네 감사합니다.

◇ 김도현> 오늘 피해자측 이야기를 들었구요. 전주시와 전주시 인권위측 입장은 섭외가 되는대로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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