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고경민 기자전북 전주시가 그동안 대형폐기물 업체 2곳에 공모 절차가 없이 '전주시 재활용센터 간판'을 내걸게 하고 수 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던 것으로 드러나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시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대형폐기물 업체인 완산구 S사, 덕진구 D사를 재활용센터로 지정했다.
재활용센터는 시민이 사용하던 가전·가구를 유·무상으로 수거해 이를 관리하고, 또다른 시민에게 재판매하는 곳이다. 상태가 좋지 않은 가전·가구 등을 수거해 대형폐기물로 처리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다.
전주시는 2020년도부터 3년간 약 11억 원의 운영 예산을 S사와 D사에 편성했고, 매달 인건비 명목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업체 1곳 당 인건비 3명, 수거 차량 1대가 포함된 것으로, 한 명당 연봉은 7600만 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환경부 규정상 인구 20만 명 당 1개소의 재활용센터를 운영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문제는 공개 입찰 방식 등 어떠한 심사와 검증도 없이 특정 업체 2곳에 '전주시 재활용센터 간판'을 달게 했다는 것과 예산을 줬다는 점이다.
사실상 업체 2곳을 임의로 지정해 전주시 재활용센터 간판을 달게 해주고 직원 월급까지 챙겨준 것이다.
예산 집행도 문제였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보면 환경부장관은 재활용센터를 설치·운영하는 자에게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다.
환경부장관이 별도의 예산을 세워야 마땅하지만, 전주시는 재활용센터 예산을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대행비'에 반영해 지급했다.
전주시는 4가지 성상(소각·음식물·재활용품·대형폐기물)에 따라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노임단가에 맞는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대행비'를 지원한다.
결국 재활용센터와 관련한 예산을 별개의 분야인 쓰레기 수거 대행 노임단가 기준에 끼워 6명의 인건비를 특정 업체 2곳에만 준 셈이다.
이미 S사와 D사는 대형폐기물 업체로도 지정돼 전주시로부터 각각 인건비와 차량비, 사무실 월세 등의 예산을 수억 원씩 지원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9년 재활용센터 운영 업체의 요구에 따라 예산이 지원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러 문제점 등을 인식하고 있지만, 계약관계 및 근로자 문제에 따라 대행비 지급을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남은 기간 동안의 운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