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완산구 재활용센터 진열품. 남승현 기자특혜 논란이 불거진 전주시 재활용센터가 재활용품 수거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CBS노컷뉴스가 '전주시 완산구 재활용센터' 대표 번호로 전화해 TV 수거를 문의했다. 그러자 폐가전만 수거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가구는 아예 안 받는다고 담당자는 말했다. 폐기물 중에서도 가전만 수집·운반하는 것이다.
해당 센터에서 만난 관계자는 "전주시 청소행정의 개편을 앞두고 재고를 빼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더 이상 수거 업무를 하지 않는다"며 "기존에 수거한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창고를 둘러보니 수거한 가전·가구와 함께 별도로 매입한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사실상 중고물품 판매점의 느낌이 강했고 '전주시 완산구 재활용센터'라는 간판이 무색해 보였다.
재활용센터는 가정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가전제품, 가구류 등을 무상으로 수거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수거된 물건들은 센터에서 수리 및 수선을 거친 후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하지만 더 이상 수거는 하지 않았고, 기존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개별 매입 제품에 버젓이 '전주시 재활용센터'라는 표식과 가격표가 달려 있었다.
센터 담당자는 "재활용협회라는 곳과 일반 재활용센터에서도 폐가전·가구를 수거하고 있다"며 "여기에 당근마켓 등 중고물품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전주시 재활용센터'를 이용하는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주시는 대형폐기물 업체 2곳에 '전주시 재활용센터'라는 간판을 주면서 최근 3년간 11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연봉 7600만 원짜리 인건비 3명, 수거 차량 1대를 업체 2곳에 몰아준 이 예산도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대행비'에 반영했고, 이후 판매수익금조차 세입처리를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여러 문제가 불거지면서 예산을 더 이상 지원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하지만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으면 해당 직원의 해고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기에 내부적으로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