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화지구 공직자 투기 의혹…법조계 "정황 충분, 수사 가능"

순화지구 공직자 투기 의혹…법조계 "정황 충분, 수사 가능"

사업 담당 간부 공무원‧지방의회 의원 '관리 대상'
이해충돌방지법 "해당 공무원과 지인 모두 처벌 가능"
한 달도 안남은 공소시효 "속도감 있는 수사 중요해"

전북 순창군 간부 공무원과 군의원, 경찰관이 매입한 땅에서 바라본 순화지구. 김대한 기자전북 순창군 간부 공무원과 군의원, 경찰관이 매입한 땅에서 바라본 순화지구. 김대한 기자간부 공무원과 군의원 그리고 경찰관이 전북 순창군 순화지구 개발 소식이 발표되기 약 1년 전 인접 땅을 사들여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법조계는 "정황상 업무의 비밀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보이며 입증 여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전북경찰청은 해당 의혹에 대해 입건 전 조사에 나섰지만, 공소시효 만료가 한 달도 남지 않아 형사처벌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황 충분해"…지인과 의원도 이해충돌방지법 처벌 대상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순창군 간부 공무원 A씨, 군의원 B씨, 순창경찰서 정보과 경위 C씨 등 3명은 지난 2016년 5월 9일 한날한시에 순창군 순화리 토지를 매입했다. 이중 A씨와 B씨는 차명으로 땅을 매입했다.

A씨 등 3명은 '서로 각별한 사이다'고 인정했고, 전원생활을 위해 한날한시 매입한 것으로 땅 투기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들이 땅을 매입하고 1년도 채 되지 않아 순화지구 개발사업 업무 협약식이 진행됐다.
 
특히 개발 사업을 포괄 담당하는 A씨와 순창군의회 부의장인 B씨는 더 엄격하게 관리되는 대상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지방의회 의원은 공직자윤리법에 의해 공무를 담당하는 이상 형법상 공무원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또 지방자치단체의 장, 지방의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로 분류된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공무원, 경찰, 군의원 셋이 같은 시기에 인근의 땅을 매수했고, 주요 직책을 가졌던 이들이 서로 알고 지냈다면 정황은 충분히 잡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땅 매입 과정에서 여윳돈인지 무리한 대출이 있었는지 등 변제할 수 있는 능력에서 매입했는지 여부가 투기의 단서가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노형욱(오른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1년 6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며 LH 투기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노형욱(오른쪽)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1년 6월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혁신방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며 LH 투기 사태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부패방지권익위법▶이해충돌방지법, "지인도 처벌 가능"

지난 2021년 불거진 LH 임직원 땅 투기 사건 당시 부패방지권익위법 투기 세력이 업무상 비밀정보를 '이용'했다는 입증이 제한적이었다.

대부분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고 본인의 '감'을 통해 땅을 샀을 뿐, 자신의 공직자 지위와 상관없는 자체적인 투자"라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 담당 부서를 통해 '흘려들은 이야기'로 땅을 매입했다는 주장과 직무와 관련 없는 '지인'이 땅을 살 경우 등 처벌이 어려웠다.

이후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부패방지법 제86조가 삭제됐고 일부 조항이 이해충돌방지법으로 옮겨졌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난 2022년 5월 19일에 시행됐다.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르면 소속 공공기관의 미공개 정보임을 알면서도 부정한 방법으로 재산을 취득하고 이를 이용하여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처벌 대상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해당 공무원뿐만 아니라 함께 산 지인도 처벌이 가능하며, 현행법에 따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과거 형법 33조의 공동정범의 요건을 충족해야 했지만, 현행 법제상 이해충돌방지법에서는 제14조를 통해 직접 처벌할 수 있다.

도내 한 변호사는 "가진 돈에서 합법적으로 취득할 수 있는 정보에 근거한 것은 투자로 가진 돈 이상의 돈을 끌어모아 불법을 동원한 것이 투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과 지인이 토지 매수 시기에 전화 통화를 자주 했다거나, 문자메시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경찰청 전경. 전북경찰청 제공전북경찰청 전경. 전북경찰청 제공

A씨 등 3명 땅 매입 2016년 5월…공소시효 '한 달' 수사 기로

전북경찰청과 순창군은 순화지구를 둘러싼 공무원·군의원·경찰의 투기 의혹을 취재한 CBS노컷뉴스 연속보도에 대해 각각 조사에 나섰다.

전북경찰청 반부패수사대 관계자는 19일 "순화지구와 관련된 자료를 요청했고 입건 여부를 판단 중이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정률 오반석 변호사는 "부패방지법에 따라 수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기관의 입증 여하에 따라 공직자와 공모하여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점이 밝혀진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직자가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이익을 취한 경우 물건을 매수한 시점부터 처벌이 가능하다.

물건을 사들인 때 범죄 성립이 가능하며, 가격이 오른 뒤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건 이익을 현실화한 것일 뿐 '이익 취득'이라는 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공소시효는 7년으로 순화지구 땅 투기 의혹의 경우 A씨 등 3명이 땅을 매입한 지 7년이 지난 2023년 5월 19일이 되면, 처벌이 어렵다.

혐의를 받은 이들이 해외로 출국하거나, 기소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아니면 공소시효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소를 위해선 입건 전 조사 중인 경찰의 속도감 있는 수사가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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