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식에 90세 최고령 학생이 등장했다.
지난 28일 전북 전주서 열린 제52회 전주기전대학 입학식에서 말이다.
본교 체육관에서 열린 입학식은 여느 학교와 다른 이색적인 모습들이 연출됐다.
교직원, 학생들은 로제의 'A.P.T.' 춤을 추고, 교수는 윤수일의 '아파트'를 열창하는 등 마치 축제 무대를 방불케 했다.
전주기전대학 입학식에서 입학 선서하는 오금순 씨. 김현주 크리에이터이날 참가자들의 관심은 단연 최고령 학생에게 집중됐다.
행사 전부터 최고령 학생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90세 오금순 씨. 주변의 우려와 달리 오 씨는 그 누구의 부축도 받지 않고 씩씩하게 무대 위로 걸어나갔다. 입학생 전원 대표로 입학 선서를 맡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선택한 전공은 '패션스타일리스트과'.
평소 집에 있는 재봉틀로 옷을 직접 수선해왔다는 오 씨는 "대학에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 택했다"고 답했다.
아들의 추천으로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그녀는 "학교에 다니는 동안 지각과 결석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대학에 다니겠다"고 해 대단한 학구열을 드러냈다.
오 씨는 "대학에 안 와봐서 어떻게 입학식을 하는지 몰랐는데 이렇게 화려하게 입학식을 하니까 감회가 새롭다"며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3월 개강을 앞두고 통학은 어떻게 할 예정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녀는 "버스를 타고 한 번 갈아타면 기전대에 올 수 있다"며 "4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웃으며 답했다.
90분 가량 진행된 이날 입학식에서 오 씨는 피곤한 기색도 없이 끝까지 입학식에 참석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올해 전주기전대학에는 패션스타일리스트과 오금순 학생을 비롯해 운동재활과, 유아교육과 등 21개 학과 신입생 788명이 입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