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임대 표시가 붙어 있는 전북 전주 풍패지관 인근 상가. 심동훈 수습기자"경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어요." 전주 풍패지관 근처에서 4년째 옷 가게를 운영해 온 김정옥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이 선고되자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자영업자들은 비상계엄으로 인해 위축됐던 소비 심리의 해소를 희망하며,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기념한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등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건물 곳곳에 '임대' 표시…"야반도주하는 가게들도"
지난 4일 오후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직후 전주 풍패지관 인근 거리를 살펴봤다.
거리 곳곳엔 텅 비어 있는 상가를 볼 수 있었다. 내부가 훤히 보이는 유리창엔 '상가임대', '현위치임대'라 쓰여있는 현수막도 붙어있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활발하게 드나들던 점포였지만, 비상계엄 직후 손님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
풍패지관 인근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김정옥 씨는 "객사 거리는 전주 시내서 번화가로 꼽히는 곳인데, 몇 달간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사람이 그나마 있는 주말에도 매출이 0원이었다"며 "월세와 관리비 등 가게 운영비를 지출하면, 아르바이트생에게 줄 만큼의 이익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주 객사 골목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송재언 씨는 "운영이 어려워져 야반도주하는 가게들도 많다"며 "어제 인사했는데, 오늘 보면 비어 있다"고 밝혔다.
탄핵을 기념해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한 카페. 독자 제공그러면서 "IMF와 코로나를 다 겪어보며 장사를 이어왔지만, 요즘만큼 힘든 시기는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소비자의 지갑을 닫게 한 주요 이유다"고 입을 모았다.
카페를 운영하는 신우식 씨는 "비상계엄 선포 후 눈에 띄게 손님이 줄어들었다"며 "직원 8명을 두고 일할 만큼 장사가 잘됐던 매장에서 지금은 혼자 일하고 있으며 이런 경우는 장사 20년 만에 처음 본다"고 말했다.
'尹 파면' 환영…상인들 소비 활성화 '기대'
이날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를 두고 상인들은 무료 커피를 제공하거나 꽃을 주는 등 하나같이 기대감을 표출했다.
꽃집을 운영하는 송재언 씨는 "기뻐서 손님이랑 껴안고 소리를 질렀다"며 "설레는 마음을 나누고자 오늘 방문하는 모든 손님에게 꽃 한 송이를 선물로 드리고 있다"며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또 다른 카페에선 탄핵을 기념해 커피 100잔을 손님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도 했다.
신 씨는 "억눌려있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고, 대선 기간을 거치고 하다 보면 경제가 많이 살아나지 않겠냐"고 물으며 "그러면 우리 자영업자와 국민이 모두 좋아지는 것이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비상계엄 사태로부터 이어진 불안한 정국이 정리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며 "다만 실제 소비 활성화로 연결되려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서 소비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이 선고되자 기뻐하는 시민들. 김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