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원노동자들은 개별적으로 변호사를 고용하거나 노동부에 진정을 넣는 방식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A(43)씨가 간이대지급금을 받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체불임금확인서.100억대 임금 체불이 발생한 알트론에서 임금투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알트론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들도 체불임금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알트론의 사내하청업체 ㈜케이원 전주(케이원)에서 올해 2월까지 일했다고 밝힌 A(43)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알트론 하청업체인 우리도 똑같이 임금을 못 받았지만, 노조가 없는 케이원 노동자들은 고독하게 싸우고 있다"고 2일 밝혔다.
알트론은 완주와 김제에 공장을 두고 있는 알루미늄 휠 생산업체다. 케이원은 알트론의 사내 하청업체로, 생산된 휠을 포장해 GM대우나 쌍용자동차 등에 납품했다. 케이원은 작년 12월 20일 이후 현재까지 무기한 휴업 상태다.
케이원 노동자들은 회사로부터 10억 원가량의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작년 4월부터 임금의 일부만 나오는 등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다 7월부터 임금이 아예 나오지 않았다"며 "12~13명이 일하던 회사에서 노동자 1명당 3천~4천만 원 정도의 임금 체불이 발생했고, 근속 연수에 따라 1억 원 정도의 돈을 못 받은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회사의 권고로 케이원을 사직했다고 밝힌 B(44)씨도 비슷한 사정을 토로했다. 그는 "임금과 상여, 휴업수당 등 4천만 원 정도를 못 받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돈을 빌리거나 카드 리볼빙 서비스로 생활했다"며 "대출로 대출금을 돌려막는 등 힘들었다"며 당시의 어려운 사정을 회고했다.
이들은 "회사는 알트론에서 돈을 주지 않는데 어떡하냐. 알트론이 정상이 되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만 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알트론의 정상화는 불가능하니, 케이원이 얼른 도산판정을 받아 도산대지급금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금속노조 알트론지회는 29일 오후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임금체불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알트론의 하청업체인 케이원 노동자들은 노조가 없어 외로운 싸움을 진행중이다. 심동훈 기자케이원의 원청 기업인 알트론은 경영난에 빠진 작년부터 인수자를 찾겠다는 이유로 도산 신청을 미뤘지만,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알트론에 대해 사실상 도산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알트론 노동자들은 도산한 기업의 노동자들에게 지급되는 도산대지급금을 받았다.
알트론의 물량만 받아 납품하는 케이원은 알트론이 도산하면 사실상 도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케이원 노동자들은 도산대지급금을 받지 못했다. 케이원에 대한 도산 판정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A씨는 "노조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홀로라도 고용노동부에 케이원 도산사실인정 신청을 했다"며 "4월에 고용노동부에 케이원에 대한 도산사실인정 신청을 했지만, 7월 중순으로 판정이 미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금을 못 받는 동안 학원비가 밀리거나 생활비를 못 가져다줘서 가정에 불화가 생기는 등 동료들의 어려움이 많았다"며 "외로운 싸움을 끝내고 싶다. 많은 것이 아니라 도산대지급금이라도 받아 여기저기로 흩어진 동료들의 어려운 생활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한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