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후유증 남긴 민주 전북 경선…진흙탕 싸움에 갈라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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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후유증 남긴 민주 전북 경선…진흙탕 싸움에 갈라진 민심

편집자주

'민주당 공천이 곧 당선'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전북이 경선 이후 갈등과 비위로 시끄럽습니다.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진흙탕 싸움 속에 실종된 전북의 민심과 지역 민주주의 현주소, 그리고 대안을 CBS노컷뉴스가 세 차례에 걸쳐 짚어봅니다.

[고인물은 썩는다①]

투표장.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자료사진투표장.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자료사진
▶ 글 싣는 순서
①독한 후유증 남긴 민주 전북 경선…진흙탕 싸움에 갈라진 민심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안방'이라 불리는 전북 지역에서 경선 이후의 진통이 예사롭지 않다.

무소속으로 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관영 후보와 민주당 이원택 후보 간의 극한 대립이 예고된 가운데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선 금품 제공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 불법 선거운동 의혹까지 제기돼 민심은 차갑게 식고 있는 실정이다.
 

도지사 본선 '진흙탕 싸움' 예고…도민에게 전가되는 사법리스크

지난 4월 22일 김관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관영 지사의 제명 결정 취소와 이원택 후보의 윤리재감찰을 요구하며 정청래 당대표와 문정복 최고위원의 사진이 그려진 박스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지난 4월 22일 김관영 후보의 지지자들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김관영 지사의 제명 결정 취소와 이원택 후보의 윤리재감찰을 요구하며 정청래 당대표와 문정복 최고위원의 사진이 그려진 박스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심동훈 기자전북도지사 선거는 이원택 전 국회의원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돼 공천이 마무리됐지만, 김관영 지사가 당의 결정에 불복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진흙탕 싸움'이 본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가 그 단면이다.  지난 1일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 참석한 이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엔 그를 지지하는 환호가 터졌지만 사무소 바깥에선 개소식 행사 내내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정 대표와 이 후보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이후 각 후보의 지지자들이 지지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으로 장외 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지사 선거는 김후보의 '현금 살포' 혐의와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혐의를 두고 지난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 출석한 김관영(왼쪽) 예비후보와 이원택 예비후보. 연합뉴스경찰 출석한 김관영(왼쪽) 예비후보와 이원택 예비후보. 연합뉴스경찰은 지난해 11월 지역 청년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발생한 식사 비용 일부를 제3자가 결제했다는 혐의로 이 후보를 수사 중이다. 김 후보를 두고서는 같은달 전주의 한 식당에서 가진 청년 및 기초의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18명의 참석자에게 108만 원의 현금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원택 후보는 "식비 대납을 요청하거나 지시한 적이 일절 없다"고 밝혔고, 김관영 후보는 "청년들에게 삼촌의 마음으로 대리비를 줬을 뿐이고, 이원택 후보를 도지사로 만들기 위해 당이 나를 무리하게 제명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며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데 열중한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는 두 사람의 '당선무효의 가능성'이 주는 부담은 애꿎은 도민에게만 전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에 거주하는 한모(30대)씨는 "이렇게 싸운 두 사람 중 누가 됐든 당선 무효로 공석이 되면 그때 전북은 어떻게 하냐"며 "유력 후보들이 싸우기만 하는 현실 속에서 전북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겠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론조사 조작·돈봉투·불법 선거운동…'경선 승리=당선'이 낳은 폐해

진흙탕 싸움이 예고되는 도지사 선거를 떠나 임실과 진안 등 군소 기초단체장의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돈봉투 살포, 유권자 식사 제공 등 구태정치의 모습이 재연돼 지역 주민에게 허탈함을 주고 있다.

앞서 전북 임실과 진안 등 도내 8개 기초단체에서 통상 2~30%에 달하는 조사 응답률이 50%가 넘는 수준으로 나타나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특정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하거나 요금 청구지 이전 등의 방식으로 여론조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참고인의 주요 진술을 확보해 통신사와 여론조사 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19일 오후 1시쯤 전북 임실군 삼계면의 한 주택에서 A예비후보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 주민에게 금품을 전하며 A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지난달 19일 오후 1시쯤 전북 임실군 삼계면의 한 주택에서 A예비후보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지역 주민에게 금품을 전하며 A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독자 제공유권자에게 식사 제공을 하거나 금품을 제기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민주당이 경선 결과 발표를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임실군수 후보 경선에 나선  A예비후보가 지역주민 8~90명가량에게 식사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달엔 A예비후보의 측근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지역 주민에게 현금 봉투를 전달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진안군수 선거 과정에서는 현직 군수이자 더불어민주당의 진안군수 후보로 선정된 전춘성 후보와 측근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고발하는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 신분인 전춘성 군수의 비서실장이 전 군수를 지지해 달라며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 골자인데,  해당 고발장엔 전 군수의 측근이 민주당 읍면협의회장들에게 금품을 전하며 경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경찰의 수사가 금품제공 및 수수 혐의로 확대될지도 관심사다.

전춘성 진안군수 후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연합뉴스전춘성 진안군수 후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연합뉴스진안군에 거주하는 B씨는 "몇십 년 동안 자기들끼리 해먹는 곳이라 아무렇지도 않게 돈을 건네고 불법을 자행하는 모습이 경악스럽다"며 "시대도 바뀌었는데 정치인들이 외치는 민주주의와 공정이 지역 사회에선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임실군과 진안군과 같은 사례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당의 공천이 당선'처럼 여겨지는 전북 지역 민주주의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다. CBS노컷뉴스는 다음 회에서 광역·기초단체장 경선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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