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발사체의 국산화 과제에서 '방산비리' 폭로가 터졌고, 그 중심에 선 국방과학연구소(소장 박종승)가 CBS노컷뉴스 보도 후 재감사에 착수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자신들의 관리 감독 책임을 점검하지 않고서는 공익제보를 폄훼하고 기사 제목을 문제 삼으며 방산비리 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 이용식 대외협력실장은 11일 <'방산비리' 종합세트…국과연, 결국 재감사 착수> 제하의 CBS노컷뉴스 보도와 관련해 CBS 취재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국과연 대외협력실장 : "마치 국과연이 방산비리 종합세트라고 쓰셨는데, 그건 아니지 않나요? 국과연이 방산비리 종합세트라고 읽히게 쓰신 거 같은데, 무슨 의도인가요? 그거를 일부러 노리고 쓰셨나요?"CBS 기자 : "지금 보도 의도를 확인해서 기사를 검증하신다는 건가요? 그러니까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건가요?"
국과연은 지난 2017년부터 4년간 '리오셀 탄소섬유 직물' 개발에 나섰고 2021년 성공을 발표했다.
과제는 국내 대기업인 주식회사 한화와 협력업체인 전북 전주시 팔복동의 D업체가 맡았다.
그동안 전량 벨라루스에서 수입한 직물을 사용했고, 이제는 국산화를 해보자는 의미의 과제였다. 2019년 보고 시점이 다가오자 연구가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벨라루스 직물을 들여와 박스갈이를 하고 폭 1m 리오셀 탄소 직물 427.4kg를 허위로 보고 및 납품했다는 폭로가 내부에서 나왔다.
시험성적서 역시 자체 제작한 직물과 벨라루스 샘플을 섞어서 폭 1m, 탄소함유율 99.5%를 맞췄다고 폭로에 나선 것도 D업체 내부 실무자들이었다.
국방과학연구소 홈페이지. 국과연 홈페이지 캡쳐
국과연 실장 :
"다른 언론에서는 주목하지 않잖아요. 기자님이 공익이라고 말하지만 하나의 업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져요. 사익이 많이 개입이 되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공익 목적보다는 사익에 치우쳐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 하는 게 한쪽 이야기를 계속…"CBS기자 : "다른 언론에서 안 쓰는 건 공익제보자 인터뷰가 없어 확인이 안 되기 때문 아닌가요? 왜 그렇게 말씀하시죠? 박스갈이 폭로한 게 사익인 건가요? 명예훼손을 느낍니다. D업체 대표인 전북대 J교수 입장과 당사자인 국방과학연구소 입장을 넣었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3월 내부 실무자의 공익 신고로 감사를 실시했다.
2019년 당시 D업체의 허위 보고 및 납품, 중국 위탁생산, 시험성적서 조작, 연구비 부정사용, 치구 방치 등 증거 사진과 문건 64페이지 분량이 첨부됐다.
그런데도 국과연은 보고된 직물을 D업체 공장에서 최근 봤다며 이를 근거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밝혀 부실 감사라는 논란을 낳았다. 이후 CBS노컷뉴스와 동행 취재에서도 업체 대표를 감싸고 두둔하는 모습들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과연 실장 : "당시 감사가 사실확인을 위해서 나갔습니다. 전반적인 감사가 아니었고요. (언론 보도처럼)이런 정도로 인지를 못했습니다."CBS기자 : "국과연에 보낸 자료를 다 봤는데, 무슨 소리죠?"국과연 실장 : "…"
국과연 이용식 대외협력실장은 이후 CBS취재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언론사가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한 보도가 아니라, 특정인의 말만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모습에서 사익을 위한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해버렸다"며 "죄송하다. 다음부터 신중하게 발언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발언에 대해 개인적 입장임을 전했다.
앞서 '군납 비리' 폭로자로 알려진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전 해군 소령)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권익위에서 ADD담당 조사관으로 근무해봐서 아는데 국과연의 관리가 엉망으로 느껴졌다"면서 "밖에서 보는 것 보다 국과연 자체가 사업관리 능력이 별로 없다. ('방산 비리' 폭로가 터진 업체를 감싸는 국과연 태도에 대해) 구조 자체가 그렇게 되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